'닥공(닥치고 공격)2'의 핵심은 '캡틴' 조성환이었다. 그가 부상으로 빠진 빈 자리는 전북에 너무나도 컸다.
전북 현대는 지난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 광저우 헝다와 경기서 1-5로 완패했다. ACL 정상 등극을 노리는 전북은 첫 판부터 큰 스코어 차 패배를 당해 16강 토너먼트 진출도 낙관하기 힘든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초반 대등한 경기를 펼치던 전북이 갑작스럽게 무너진 것은 바로 조성환의 부재였다. 광저우 수비수 장린펑의 거친 태클에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한 조성환이 빠지면서 전북의 수비진은 무너지고 말았다.

조성환은 지난 시즌 팀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끄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전북이 2009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2010년 입단한 조성환은 그 해 11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주장이 된 2011년에는 27경기를 뛰면서 제 역할을 해냈다.
조성환은 중앙 수비수로서 포백라인을 이끈다. 오프사이드 트랩뿐만 아니라 수비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치는 조성환의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하면 전북의 공격도 잘 이뤄질 수 없다. 공수 밸런스가 맞지 않는 전북의 '닥공'은 이뤄지지 않기 때문.
광저우와 경기서도 초반 최철순과 진경선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나갈 때 상대의 클레오와 무리키를 잘 막아낸 것은 조성환이었다. 그의 커버 플레이를 통해 수비를 펼치면서 위기를 넘긴 것. 하지만 장린펑에게 부상을 당하자마자 수비진은 흔들렸고 조성환이 경기장 밖에 나가 있는 사이 실수가 곧바로 나오며 선제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또 조성환의 부재가 커보인 것은 리더의 부재. 최선참 김상식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선수들은 조성환의 독려에 더욱 익숙해 있다. 또 김상식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김정우의 역할도 보조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중앙에서 선수단의 정신력을 이끌어야 할 조성환이 빠지면서 전북 수비진은 흔들리고 말았다. 심우연이 교체 투입됐지만 무게감에서 분명히 차이가 났다.
부상으로 인해 조성환은 6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회복 기간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북에도 큰 불안 요소다.
10bird@osen.co.kr
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