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크 데이비스, 메츠판 머니볼의 중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08 06: 27

뉴욕 메츠의 이번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추웠다.
지난 시즌 타격왕에 오른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호세 레이에스가 FA로 마이애미로 이적했고 폰지 금융사기극 혐의를 받고 있는 구단주 프레드 윌폰은 약 8300만 달러를 배상하게 됐다. 윌폰 구단주는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3억300만 달러를 추가로 지불할 수 있다.
메츠는 윌폰 구단주의 공판과 함께 팀연봉을 급격히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메츠의 팀연봉은 8470만 달러로 30팀 가운데 15위를 기록했다. 2009년 1억5000만 달러에 가까운 팀 연봉을 지불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급격한 하락세다. 팀연봉 규모만 놓고 보면 지금의 메츠는 빅마켓 팀이라 부를 수 없다.

팀이 지속적으로 연봉을 줄이면서 3년 전 강타자들로 가득했던 덕아웃에는 장타력을 잃은 3루수 데이비드 라이트와 연간 1800만 달러 연봉에도 2년 동안 홈런 18개에 그친 제이슨 베이만이 올스타 출신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2010년 10월 부터 부임한 샌디 앨더슨 단장은 긴축정책에 따른 팀 리빌딩을 시도 중이다. 앨더슨 단장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을 지도했다. 머니볼은 유망주들의 성장을 적극 유도하고 타 팀에서 자리 잡지 못한 베테랑 선수를 싸게 영입해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구단 운용 방식이다. 
그렇다면 메츠판 머니볼 중심에 자리한 신예는 누구 일까. 가장 돋보이는 유망주로 좌타자 1루수 아이크 데이비스(24)를 꼽을 수 있다.
데이비스는 2010년 스프링캠프부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4할8푼 3홈런을 올렸고 1루 수비에서도 유격수 레이예스로부터 자신이 본 20대 초반 1루수 중 가장 안정적인 포구를 하는 선수라는 찬사를 들었다. 데이비스는 당해 4월 20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다섯 경기 만에 140m 홈런을 날려 메츠 홈구장 시티필드 역사상 가장 큰 홈런을 때렸다.  2010시즌 신인으로서 19홈런을 기록해 주목받은 데이비스는 지난 시즌 5월 초까지 타율 3할2리 7홈런 25타점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5월 11일 내야 플라이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3루수 라이트와 충돌했고 발목 부상으로 시즌아웃 당했다. 
야구 통계 전문가 빌 제임스는 데이비스의 올 시즌 성적을 타율 2할8푼8리 25홈런 80타점으로 내다봤다. 미국 방송사 NBC는 데이비스가 OPS .864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1루수 중 조이 보토에 이어 두 번째로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NBC는 데이비스가 올 시즌 올스타로 선정되어 메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할 거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지난 시즌 데이비스는 부상에 의한 결장이 없었다면 31홈런 112타점을 올릴 페이스였다.
2000년대 초중반 메츠는 라이트·레이예스로 이뤄진 프랜차이즈 내야진과 막강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 매년 우승후보급 라인업을 구성했었다. 2006시즌에는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여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었다. 그러나 2007, 2008 두 시즌 연속으로 시즌 말 연패를 거듭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현재 메츠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리빌딩에 들어섰고 ‘머니볼’의 창시자 앨더슨 단장의 손에 의해 팀이 굴러가고 있다. 현재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는 데이비스는 발목 부상으로부터 완벽히 돌아온 상태다. 앨더슨 단장의 메츠판 머니볼이 데이비스로 인해 뉴욕에서 재현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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