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종료' 롯데, 밀린 숙제 얼마나 했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3.08 06: 53

전지훈련을 떠난지 정확히 2개월.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도 이제 막바지다. 8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갖는 오전훈련을 끝으로 해외 전지훈련 일정은 공식 종료된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9일 선수단 전원은 일본 후쿠오카 공항을 떠나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 1월 8일 투수·포수조의 사이판 출국으로 시작된 2개월 간의 전지훈련에서 롯데는 출국 전 목표로 삼았던 것들을 얼마나 달성했을까.
이번 전지훈련에서 롯데가 목표로 내걸었던 건 수비력 강화였다. 이대호와 장원준, 팀 내 투타 핵심전력이 빠져나가 생긴 전력 공백을 수비 강화를 통해 메우고자 했다. 또한 주루나 작전에서 세기를 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백업 선수 육성, 5선발 물색, 백업포수 발굴, 중간계투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력 향상을 위해 구슬땀을 쏟았다.

▲ 수비 강화, 연습경기 성과는 'GOOD'
지난해 롯데는 실책을 106개 범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 시작해 3년 연속 실책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때문에 롯데는 캠프 기간동안 수비 훈련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작년 시즌이 종료된 후 수비 조련쪽에 일가견이 있는 권두조 수석코치를 영입한 롯데는 사이판 캠프에서 수비 훈련 비중을 높였다. 늘어난 훈련량에 일부 선수들은 체력적 문제를 호소하기도 했으나 대체적으로 훈련을 잘 소화했다.
롯데가 수비에서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협력 수비다. 타구의 방향에 따라 수비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내야에 빈틈없는 천라지망을 펼치는 데 주력했다. 또한 약점으로 지적돼 온 픽업플레이도 보강했다. 상대 주자가 리드폭을 넓히거나 번트 등 작전을 수행할 때 수비 움직임을 픽업플레이라고 한다. 여기에 지난해 특히 기량이 좋아졌던 외야 수비도 백업 플레이에 좀 더 신경을 썼다.
일단 연습경기를 통해 나타나는 결과는 만족스럽다. 롯데는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서 모두 9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는데 눈에 띄게 수비에서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은 하나, 이것도 투수가 견제를 하다 범한 것이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수비가 정말 좋아졌다는 걸 성과로 꼽고 싶다"면서 "10경기 가까이 하며 야수들의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 훈련 성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5선발 경쟁, 이용훈-이재곤-김수완 압축
양 감독은 전지훈련 출국 직전 "송승준과 사도스키만 선발 확정이다. 나머지는 경쟁을 통해 가려낼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롯데 투수들은 선발진 합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3선발과 4선발 자리에 쉐인 유먼과 고원준이 들어가며 어느정도 틀을 갖췄다. 그렇지만 아직 5선발 자리는 오리무중이다.
일단 이용훈-이재곤-김수완 등 세 명의 투수가 5선발로 가장 유력하다. 이용훈은 연습경기에서 9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구위도 많이 올라왔고 직구 최고구속도 145km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곤은 최근 왼손 엄지손가락에 가벼운 부상을 당했지만 계속 선발 후보로 손꼽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김수완의 발전이다. 주무기 포크볼의 각도가 살아나며 다른 공도 함께 좋아진 김수완은 10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 출신 박동욱과 신인 김성호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양 감독은 "박동욱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김성호가 신인 치고 대담하게 던진다. 일단 세 명(이용훈, 이재곤, 김수완)이 후보고 경우에 따라 박동욱과 김성호도 선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시범경기까지 끝까지 지켜보고 5선발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대현 무릎 수술…빈 자리를 채워라
롯데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해 중간계투진 전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그러던 와중에 2월 중순 정대현이 무릎 수술을 받으며 비상이 걸렸다. 정대현-김사율로 이어지는 경기 막판 필승조를 구상했던 롯데는 급히 전략 수정에 들어가야 했다.
기존 불펜 요원들은 다행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주장 김사율은 세 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강영식-이명우 좌완 콤비도 정상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승호는 아직 실전등판을 하지 않았지만 코칭스태프는 결코 무리시키지 않고 천천히 몸을 만들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추가 전력들도 현재까지는 만족스럽다. 2차 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성배와 박동욱은 투수진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 기대받고 있다. 김성배는 팔꿈치 통증으로 캠프 합류가 늦었지만 정대현을 대신해 잠수함 공백을 메운다는 복안이다. 박동욱은 부쩍 기량이 성장해 올 시즌 깜짝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캠프 내내 투수진 가운데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양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또한 신인 김성호도 특이한 투구폼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1군 엔트리를 노리고 있다.
▲ 백업선수 기량 강화…신본기·김성호 두각
롯데는 장성우의 후임 백업포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동훈-김사훈-윤여운 등 모두 세 명의 백업포수 후보가 전지훈련에 참가해 끝까지 경쟁을 벌였다. 군 복무후 복귀한 이동훈은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대졸 신인 윤여운은 장래성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이다. 여기에 김사훈은 강한 어깨와 수비가 돋보인다. 현재로서는 이동훈과 윤여운이 조금 앞선 모양새다. 백업포수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확정지을 계획이다.
외야에서도 '제 4외야수' 찾기에 한창이었다. 이인구와 이승화, 황성용, 김문호 등이 모두 발전된 모습을 뽐내며 주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시즌 초반 손아섭의 결장이 조심스럽게 예상되기에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박정태 타격코치는 "저들이 성장해야 롯데가 강한 팀이 된다. 투지도 생겼고 타격도 많이 좋아졌다"며 "기존 주전 3인방은 강하다. 그렇지만 어떤 일이 있을 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투타 신인 두 명의 기량이 기대를 뛰어넘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신본기는 탄탄한 수비 기본기를 바탕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타석에서도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뽐내며 손용석, 정훈 등 기존 1군 내야 백업요원들은 물론, 주전 선수들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성호 역시 자신감있는 투구로 연습경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양 감독은 "신본기와 김성호가 기존 선수들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갖췄다. 기존 선수들이 긴장을 하고 있는 게 보인다"며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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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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