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0이닝을 던지겠다".
넥센 히어로즈의 젊은 투수 강윤구(22)의 목표가 높다. 다른 선발투수들에게는 별것 아닐지 몰라도 그에게는 특별하다.
강윤구는 2차 일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9일 귀국한다. 8일 연습경기 등판을 마지막으로 캠프를 끝내는 강윤구는 "아픈 곳 없이 캠프를 무사히 잘 마쳐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픈 곳 없이"는 모든 선수들이 강조하는 말이지만 지난해까지 힘든 재활과정을 견뎠던 강윤구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강윤구는 2010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말 돌아와 성공적인 복귀를 선보였다. 다만 원래부터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던 그였지만 수술 후유증으로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해 최고구속은 143km. 그러나 강윤구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최대 145km를 기록하며 완벽한 재활과 스피드의 부활을 예고했다.
2012년은 수술 후 맞는 첫 풀 시즌이자 스스로에게 첫 풀타임 시즌이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는 올해 강윤구에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강윤구는 "되든 안 되든 한 번 부딪혀봐야 한다"며 오히려 욕심을 드러냈다.
올 시즌 목표도 '이닝이터'로 잡았다. 강윤구에게 '규정이닝(경기수X1이닝)을 채우고 싶은 것이냐'고 묻자 "180이닝을 던지고 싶다"는 당찬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넥센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브랜든 나이트(172⅓이닝)가 유일하다. 강윤구가 그만큼 로테이션을 잘 지켜준다면 넥센 선발 마운드가 지난해에 비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강윤구에게는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 이번 2차 스프링캠프부터 그는 선배 김병현과 한 방을 썼다. 강윤구는 "사실 일본에 와서는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선배가 이것저것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도움이 된다"며 "방에서도 선배를 떠나 편하게 해준다"고 김병현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지난해 "재활이 너무 지겹고 힘들어 빨리 던지고 싶었다"던 강윤구는 올해 목표가 그래서 '많다'. 그가 부상 없이 제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야구장 밖에서는 아직 어리고 순박하지만 마운드 위에만 서면 진중해지는 '야구소년' 강윤구를 올 시즌에는 많이 볼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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