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3위 부산 KT 소닉붐과 6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가운데 최후에 웃는 팀은 어디가 될 것인가.
KT와 전자랜드는 8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역대 플레이오프 1회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PO 2회전에 진출한 경우가무려 96.7%(30회 중 29회)에 달해 첫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력상으로 볼 때 KT 조성민(29,189cm,평균 13.61득점)과 전자랜드 문태종(37,198cm,평균 17.13득점) 두 슈터의 대결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높이 보다는 조직력을 활용한 슈터의 득점을 앞세우는 팀 컬러를 지녔기에 두 선수의 활약 여부에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난 시즌 MVP인 KT 박상오(31,196cm,평균 11.25득점)는 정규시즌 막판 컨디션 회복에 성공하며 명예회복을 자신하고 있으며 전자랜드 신기성(37,180cm,평균 6.37득점)은 선수생활 막바지에 다시 한 번 우승의 기쁨을 맛보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양 팀의 정면 대결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올 시즌 두 팀의 악연 때문이다. 프로 출범 후 27승 27패로 정확히 5할 승률을 유지하며 맞수 관계를 이루고 있는 두 팀은 올 시즌 전자랜드가 4승을 거두며 상대전적에서 KT에 앞섰다. 6라운드 초반 5위에 자리했던 전자랜드는 내심 3위를 차지할 게 유력해 보였던 KT를 6강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하고 싶어했다.
전자랜드는 2월 17일 KT와 인천 삼산체육관 홈 경기에서 스타팅 라인업에 주전 가드 신기성과 포워드 문태종을 제외했고, 그날 경기에서 70-89로 결국 패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KT 전창진 감독은 "상대가 이길 생각이 없어 보여 나도 경기 지휘를 하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려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유도훈 감독은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었지만 양 팀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이후 전자랜드는 모비스가 10승 1패의 상승세를 타는 바람에 6위로 내려앉아 결국 KT와 6강 플레이오프서 맞붙게 됐다.
또한 두 팀은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가장 극적인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1월 10일 4라운드 맞대결에서 4쿼터 종료 5초를 남기고 KT 조성민이 3점슛을 성공시켜 74-73, 역전에 성공해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곧바로 문태종이 역전 3점 버저비터를 그대로 림에 꽂으며 76-74,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당시 전창진 감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허허 웃기만 했다.
6라운드 맞대결 당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던 전창진 감독은 내심 칼을 갈고 있었을 것. 유도훈 감독 역시 시즌 성적에서 앞섰기에 KT를 상대로는 자신있다. 단판 승부에 자존심과 올 시즌 농사가 걸렸다.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서 4강 진출에 성공해 최후에 웃을 수 있는 팀은 어디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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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조성민(위) / 전자랜드 유도훈-KT 전창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