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선발진 경쟁은 MBC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빗대 '나는 선발이다'라고 부를 만큼 치열하다. "선발진 경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선발 로테이션은 아직 모른다"는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 코치의 설명처럼 안갯속 형국. 오키나와 2차 전훈 캠프에서 열린 '나선발' 1차 경연의 결과는 어땠을까.
연습경기 성적만 놓고 본다면 배영수와 윤성환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벼랑 끝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 중인 배영수는 3차례 마운드(7이닝)에 올라 평균자책점 0.00으로 완벽투를 과시했다. 안타와 사구 1개씩만 허용했을 뿐. 팀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삼진(7개)을 솎아냈다. 다승왕 출신 윤성환 또한 2차례 선발 출격을 통해 0.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7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
생애 첫 15승 등극을 꿈꾸는 차우찬 역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팀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차우찬은 지난달 13일 야쿠르트전(4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뒤 지난달 24일 라쿠텐전(4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과 3일 한화전(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비자책)에서도 잘 던졌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의 성적은 엇갈렸다. 탈보트는 3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6.43을 마크했다. 지난달 18일 니혼햄전(1이닝 1피안타 무실점), 29일 SK전(3이닝 3피안타 3사사구 1실점) 등 앞선 2경기에서는 선전했지만 5일 LG와의 경기에서 3이닝 5실점(7피안타 3볼넷 3탈삼진)으로 무너졌던게 뼈아팠다. 고든은 두 차례(4⅓이닝)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6피안타 3탈삼진) 호투를 뽐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탈보트는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답게 변화구 구사 능력이 돋보이고 경기 운영능력도 뛰어나 보인다. 한국 타자들을 얼마만큼 연구하느냐가 관건이 될 듯 싶다"면서 "고든은 지난해 SK에서 뛰었을때 만큼 빠른 직구와 각도 큰 커브로 타자를 압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 다 10승 이상의 성적을 올려 줄 것으로 보인다"고 변함없는 기대를 드러냈다.
반면 장원삼과 정인욱의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장원삼은 2경기에 나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5.14, 정인욱은 1패(평균자책점 6.48)를 떠안았다. 물론 연습 경기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한편 삼성의 나선발 2차 경연은 오는 1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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