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와 '댄싱퀸'이 올해 400만 돌파를 이룩한 영화로 먼저 이름을 올렸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민식, 하정우 주연 '범죄와의 전쟁'은 7일까지 전국 관객수 446만 3344명을 기록했다. 엄정화, 황정민 주연 '댄싱퀸'은 배급사 기준 7일 400만 관객을 넘어 이날 제작진과 배우들이 회식을 가졌다.
올초 쏟아진 많은 영화들 중에서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범죄와의 전쟁'과 '댄싱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영화는 사실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이 많은 영화다. 배급도 각각 쇼박스와 CJ고, 장르도 범죄드라마와 코미디다. 다른 한 쪽이 전형적인 조폭영화의 시나리오에서 살짝 비껴 갔다면, '댄싱퀸'은 코미디 장르에 비교적 충실했다.

하지만 두 작품에 관통하는 공통점을 읽어내면서 요즘 관객들이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를 살펴볼 수도 있겠다. 물론 기본적으로 '잘 만들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몇 가지는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점점 관객들의 티켓 선택을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영화계다.
두 작품의 공통점 중 하나는 아날로그 감성이다. 3D가 판치는 요즘 영화계에서 두 영화는 '옛 것'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이는 20~30대 관객들 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아우른 힘이 됐다.
장르는 각기 다르지만, 시대적 흐름과 주제 속에서 복고를 읽을 수 있다. '범죄와의 전쟁'은 80년대 건달 세계를 배경으로 파란의 시절을 조명하며 반달(반 건달)의 굴곡진 인생사를 따라간다. 그 속에서 보여지는 시대 상황, 패션, 사회적 정서 등이 여러 복고 장치 속에 '그 때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댄싱퀸' 역시 복고 감성으로 가득찬 영화다. 두 남녀주인공의 청춘을 수놓은 여러 모습들, 데모가 한창이고 나이트 클럽에서 댄싱퀸이 이름을 떨치던 그 시절의 이야기 속에 보는 이에게 유쾌함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뿐만 아니라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역시 다분히 복고적이다. '댄싱퀸'이 화제작 '부러진 화살'을 제치고 뒷심 파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유쾌한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중년관객들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점은 배우들의 연기가 따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입소문을 낼 만큼 절대적이었다는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은 최민식과 하정우라는 두 에너지 넘치는 배우들의 결합이 '소름끼친다'라는 평을 들었고, '댄싱퀸'에서 황정민은 한층 친근하면서도 진정성 담긴 연기와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엄정화와의 시너지로 관객들이 갖는 '영화 배우'에 대한 만족감을 채워줬다. 배우들의 명연기는 '캐릭터가 살아있는 영화'라는 평으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적어도' 극장에서는 '발연기 논란'의 연기자를 보기는 원하지 않는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