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이승엽의 귀환, 떨고 있는 투수와 코치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3.09 09: 35

통산 324홈런에 빛나는 이승엽(36,삼성 라이온즈)의 귀환은 팬들에겐 반가운 일 이지만 투수들에겐 달갑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특히 이승엽이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많은 홈런을 허용했던 선수들은 더더욱 그렇다.
이승엽이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뛰었던 해는 2003년. 이제는 이승엽과 맞상대를 했던 투수들 가운데 많은 선수들이 이미 은퇴를 했다. 그 가운데서도 올 시즌 이승엽과 마운드에서 맞상대를 앞두고 있는 투수도 여전히 있다. 말 그대로 '천적의 귀환'에 내심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승엽에 최소 5개 이상의 홈런을 허용한 투수는 모두 16명이다. 이들 중 아직 현역으로 뛰며 올 시즌 이승엽과 맞상대를 앞두고 있는 투수는 이제 두 명 밖에 남지 않았다. 넥센 김수경(33)은 이승엽을 상대로 모두 6개의 홈런과 15타점을 허용했다. 당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현대와 삼성의 투타 에이스로 자존심 대결을 벌였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던 것이다. 올 시즌 선발진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김수경은 이승엽을 상대로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여기에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 시즌 복귀를 앞두고 있는 '한국의 모이어' LG 류택현(41)도 이승엽에겐 약했다. 류택현은 이승엽에 5개의 홈런을 헌납하며 홈런 신기록을 수립하는 데 일조를 했다. 참고로 류택현은 이승엽의 팀 동료였던 양준혁에 2009년 홈런을 허용한 적이 있었다. 바로 프로통산 341호 홈런으로 장종훈 코치의 기록을 경신하는 역사적인 홈런이었다.
통산 20타석 이상 맞상대한 경험이 있는 투수들 가운데 이승엽에 가장 약했던 건 넥센 최상덕(41) 불펜코치다. 최상덕은 이승엽을 상대로 통산 피안타율 4할7푼1리, 피홈런 7개를 허용하며 이승엽을 상대했던 모든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허용했다.
최상덕 뿐만이 아니다. 넥센 투수코치들은 이승엽을 상대로 치를 떨었다. 이승엽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 라이벌 팀이었던 현대의 핵심 투수진이었던 그들은 많은 홈런포를 헌납했다.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넥센 정민태(42) 투수코치는 5개의 홈런과 17타점을 허용했고 넥센 최창호(46) 2군 투수코치 역시 나란히 5개의 홈런포를 헌납했다. 현재 넥센의 1·2군 투수코치 세 명이 이승엽에 허용한 홈런만 모두 17개다.
또한 한화의 투수 레전드들도 이승엽에 적지 않은 홈런포를 얻어맞았다. 정민철(40) 투수코치는 이승엽에 6개, 송진우(46) 투수코치와 한용덕(47) 재활군코치도 각각 5개씩 허용했다. 넥센 투수코치진에는 조금 뒤지지만 한화 투수코치진도 이승엽에 모두 16개의 홈런포를 허용했다.
여기에 롯데 주형광(36) 투수코치도 이승엽에 6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따지고 보면 정민태, 정민철, 주형광 등 세 명의 1군 투수코치는 이승엽에 약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 명이 이승엽에 허용한 홈런을 모두 합치면 17개가 된다. 현역시절 많은 홈런포를 허용했지만 코치로는 충분히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이승엽과 이들 세 구단 투수들의 올 시즌 상대전적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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