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한국 프로야구계는 느닷없이 불거진 승부조작 사건으로 온통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야구계 원로로서 이 사태를 바라보는 김응룡(72)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진 데 대해 그는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은 수사 결과에 따라 다시는 (야구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한편으론 "10구단 창단 문제를 (그냥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서둘러 정리해야한다"는 견해와 조언을 던졌다.
한 평생 야구판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뒤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조용히 세월을 보내고 있는 김 전 사장은 "안됐지 애들은. 아마 죄인지 몰랐을 걸. 그래도 더 큰 일이 생기기 전에 확실하게 막아야 해"라며 일벌백계의 원칙론을 표명했다. 일부 선수들이 씻기 어려운 어리석은 짓을 범한데 대해 야구계 대선배로서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죄의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승부조작 사태와는 별개로 김응룡 전 사장은 "10구단 창단이 시급하다."고 지적, 승부조작 파동의 와중에 잠시 잊고 있었던 현안인 10구단 창단 문제를 거론했다.

김 전 사장은 "9구단이 내년에 1군에 올라온다니 빨리 한 구단을 더 만들어 짝수 10개 구단으로 리그를 운영해야할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사장은 원래 제9구단 창단을 반대했다. 김 전 사장은 "내가 (삼성 구단 사장으로) 있을 때는 9구단 이야기도 없더니 그만 두자마자 나오더라. 나는 9구단이 필요없다고 봤다. 8구단 체제가 잘 나가는 시기에 왜 9구단이 필요한가. 지금 야구계가 침체돼 있었으면 9구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쭉쭉 잘 나가는데 왜 9구단을 갑자기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가 9구단 신설을 반대한 또 다른 이유는 승률이 3할5푼~4할에도 못미치는 구단이 있으면 리그의 흥미가 현저히 떨어지고 질적 저하가 뻔하다는 점에서였다. 하지만 어차피 9구단이 생긴만큼 이제 10구단 체제 만들기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김 전 사장은 "어린 애들도 프로는 짝수여야 한다는 걸 안다. 야구를 제대로 하려면 10구단을 만들거나 아니면 하나를 줄여야 한다. 내년에 당장 9구단이 올라온다는데, 이미 늦었다. 빨리 (팀을) 만들어서 스카우트하고 해야 하는데 지금 되고 있는 게 없다. 바뀐 게 뭐가 있나"라며 10구단 창단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것을 질책했다.
현재 제10구단은 수원시와 전라북도가 신청을 했지만 아직 손잡을 기업체 선정이 지지부진,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김 전 사장은 새 구단 창단 문제를 거론하던 도중에 색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팀중에 넥센만 프로다. 모기업에서 지원을 받아서 야구하는 게 어떻게 프로인가. 아마추어지. 넥센이 진짜 프로다. 이제는 비지니즈다. 미국도 지금 마찬가지다"라며 다른 구단들이 넥센을 비지니스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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