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그렇게 좋았던 기억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한화 1번타자 강동우(38)가 스파이크 끈을 바짝 조여맸다. 개막을 한 달 남짓 남겨놓고 타격감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 마지막 6차례 연습경기에서 14타수 5안타를 쳤다. 그 중에는 2루타와 볼넷도 2개나 포함돼 있다. 범타로 처리되어도 타구의 질이 좋았다. 올해도 한화 부동의 1번타자로 중용될 강동우이기에 그의 타격감 상승은 한화에게 있어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처럼 강동우가 시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팀 전부가 4월에 승부를 걸여야 한다. 4월에 힘들면 나중에 더 힘들어질 수 있다. 4~5월에 치고나가야 후반기에 힘이 떨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다. 감독님도 강조하신 부분이기 때문에 4월부터 최상의 상태를 만들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우의 말대로 지난해 한화는 4월에 발목이 잡혔다. 4월 한 달간 6승16패1무 승률 2할7푼3리라는 최악의성적으로 바닥을 기었다. 5월 후 53승56패1무로 거의 5할에 근접한 승률을 올린 것을 떠올리면 두고 두고 4월의 부진이 아쉬웠다. 지난해의 교훈이 있기 때문에 한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개막전부터 최상의 상태로 초전박살을 목표하고 있다.
팀 내 야수 최고참이지만 강동우도 벌써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팀의 고참이자 1번타자로서 자신의 페이스부터 개막 때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다. 강동우는 "내가 슬로스타터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4월에 그렇게 좋았던 기억이 없다. 이상하게도 4월에는 별 활약을 못했다. 올해는 4월부터 활약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동우는 프로 14년 통산 3~4월 성적이 648타수 178안타로 2할7푼5리로 평범했다. 크게 부진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확 치고 나간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4월에는 타율 2할5푼 2홈런 8타점에 그쳤지만, 5월부터 2할8푼 4홈런 10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9~10월에는 타율 3할3푼1리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역대 최고령 전경기 출장 기록도 세웠다.
강동우는 "선수들마다 차이는 있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우리 팀은 4월에 맞춰야 하지 않나 싶다. 나부터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며 "초반부터 잘해야 다른 팀에서 우리를 경계하고 피하려고 할 것이다. 초반부터 기선제압을 해야 시즌 치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강조했다.
일본 오키니와 연습경기에서 4연패로 시작한 한화는 마지막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투타에서 선수들의 페이스가 오르고 있다. 1번타자 강동우도 직접 포문을 뚫어주며 4월 승부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몸소 보여줬다. 개막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