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코리안특급' 박찬호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30)가 새로 가세하고, 2년차가 된 유창식(20)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10일 훈련을 끝으로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게 된다. 여러가지 소득이 있지만 마운드가 강화된 게 눈에 띈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배스와 유창식이 자리한다.
한대화 감독은 "배스와 유창식이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두 투수가 분명히 좋아지고 있지만, 확실한 전력이 되기 위해서는 보완점도 분명하다는 뜻이다.

강타자 카림 가르시아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투수력 강화를 위해 데려온 배스는 자체 평가전 포함 4경기에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했다. 11이닝을 던지며 9피안타 3볼넷 2사구 4탈삼진 7실점했지만 자책점은 1점밖에 되지 않아 평균자책점은 0점대.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수비 실책이 3개나 나왔다.
첫 등판이었던 자체 평가전과 요코하마 DeNA전에서 집중타를 맞고 무려 7개 도루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이후 2경기에서는 6이닝 1피안타 2볼넷 2사구 2탈삼진 무실점에 도루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가 뒷받침되면 안정감을 보이는 스타일이다. 아웃카운트 33개 중 21개를 땅볼로 잡을 정도로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답다.
한 감독은 "점점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구속을 더 끌어올려야 하고, 주자를 잡을 수 있는 퀵모션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직구 구속이 상대를 압도할 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다행히 주자 견제는 향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자 견제를 신경 써야 한다"는 동료 선수들의 조언에 귀담아듣고 실행 중이다.
유창식은 스프링캠프에서 한화가 건진 가장 큰 수확이다. 7경기에서 팀 내 가장 많은 13⅔이닝을 던지며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자책점은 단 1점으로 평균자책점도 0.66. 팀 내 가장 좋은 기록이다. 삼진을 무려 17개나 뺏어낼 정도로 몰라보게 좋아진 구위가 돋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찍힐 만큼 컨디션이 좋다.
한 감독은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며 유창식의 볼 스피드 상승에 흡족해 했다. 그러나 만족은 없다. "제구력이 더 좋아져야 한다. 점수를 많이 주지 않았지만 위기 상황이 많았다. 실점없이 넘어간 건 좋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게 한 감독의 지적. 유창식은 13⅔이닝 동안 볼넷 2개, 사구 1개로 사사구는 적었지만 제구가 안정된 수준은 아니었다. 스스로도 "제구가 부족하다'고 인지하고 있다.
한화 마운드의 새로운 전력이 되고 있는 배스와 유창식. 스프링캠프를 통해 합격점을 받았지만 아직 100%는 아니다. 중요한 건 그들이 키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배스는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뤄야 하고, 유창식은 선발과 불펜 오갈 스윙맨으로 역할이 크다. 기대치가 커지고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채워야 할 몫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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