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개막까지 정확히 4주, 이제는 서서히 판을 짜야 할 때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사이판과 일본 가고시마로 이어지는 55일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저녁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양승호(53) 감독은 "전지훈련 최우선 과제는 수비였는데 상당히 늘었다. 장타력 약화는 기동력 강화로 보완하고자 했고 팀 배팅 능력 강화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전지훈련 성과를 평가했다.
전지훈련 기간동안 주전 선수들은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백업 선수들은 주전을 뛰어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쏟았다. 또한 1군과 2군의 경계에 서 있는 선수들은 개막전 1군 엔트리 진입을 목표로 끊임없는 훈련을 소화했다. 롯데 선수단은 11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2일부터 사직구장에서 훈련에 돌입한다.

전지훈련이 1군 주전경쟁을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다. 17일 시범경기를 시작하지만 이에 앞서 롯데는 12일 사직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갖고 14일과 15일 두산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실전경기를 통해 롯데는 개막 직전가지 주루와 작전, 수비에서 세기를 더할 예정이다. 또한 5선발 후보들에 대한 최종적인 시험을 치르고 개막전 엔트리도 결정해야 한다.
관건은 롯데의 개막전 26인 엔트리다. 지난해 롯데는 11명의 투수와 2명의 포수, 내야수 6명, 외야수 7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투수는 강영식, 고원준, 김사율, 김수완, 김일엽, 배장호, 송승준, 이재곤, 임경완, 브라이언 코리였고 포수는 강민호와 장성우가 1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내야수는 문규현, 박종윤, 박준서, 이대호, 조성환, 황재균이 등록됐고 외야수는 김문호, 김주찬, 이승화, 이인구, 전준우, 정보명, 홍성흔 이었다.
▲ 투수진
임경완과 코리, 배장호, 허준혁 등 네 명의 투수가 빠졌다. 코리는 지난 시즌 중반 짐을 쌌고 임경완은 FA, 배장호는 군입대, 허준혁은 롯데로 팀을 옮긴 이승호의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게됐다. 참고로 장원준은 당시 선발 로테이션 상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이유가 없어 빠졌었다.
대신 지난해 시즌 초 허리부상으로 개막전을 함께하지 못했던 라이언 사도스키와 새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이 포함된다. 여기에 이승호가 필승조 불펜으로 엔트리에 포함된다. 지난해 엔트리에 들었던 투수 가운데 김일엽은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해 일단 2군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김수완은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재곤 역시 잠수함 자원이 필요하기에 그대로 엔트리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두 자리가 남는다.
나머지 빈 자리는 이용훈과 박동욱, 김성호 등 세 명 가운데 두 명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5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이용훈은 만약 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면 언제든 중간으로 전환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긴 박동욱은 기량이 일취월장해 코칭스태프가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신인 김성호도 허리에서 어느정도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선발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진명호는 좋은 구위에 비해 제구가 흔들리며 일단 2군에서 좀 더 제구를 가다듬을 가능성이 높다.

▲ 야수진
지난해 백업포수 장성우의 후임은 아직까진 오리무중이다. 전지훈련동안 이동훈-윤여운-김사훈 등의 기량을 점검했다. 현재까지는 경험이 가장 많은 이동훈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아직 시범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전망이다.
내야에선 이대호가 빠졌고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던 박준서도 일단 1군 개막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 다용도 내야 백업선수 두 명이 1군 엔트리 진입을 노린다. 후보군은 김대우, 손용석, 정훈, 양종민, 신본기 등이 있다. 지난해 롯데는 6명의 내야수로 1군 개막전을 치렀으나 올 시즌은 내야 경쟁이 치열해졌고 외야는 비교적 주전이 확실히 정해졌기에 7명의 내야수가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1루 수비만 가능한 김대우는 손아섭의 회복 속도에 따라 엔트리 진입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오른발 수술을 받은 손아섭이 만약 개막전에 나서지 못한다면 1군 엔트리에 좌타자가 부족해진다.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타격을 보여주면 왼손 대타 요원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며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신본기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수비가 일취월장한 양종민도 개막 엔트리를 노린다.
외야에선 손아섭의 개막 엔트리 포함 여부가 관심사다. 김주찬, 전준우, 홍성흔 등 주전 선수는 확정됐다. 또한 지난해 외야수로 분류됐던 정보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내야로 돌아갔다. 손아섭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 백업 외야수는 두 명만 엔트리에 들어올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수비가 좋은 이승화는 대수비 요원으로 반드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이인구와 김문호가 한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다. 만약 손아섭이 빠진다면 이인구와 김문호 모두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시범경기때 부상선수가 나오면 안 된다는 점이다. 손아섭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수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지 못했다. 또한 캠프에 포함되지 못 했던 선수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깜짝 활약을 보일 수도 있다. 개막까지 4주, 개막 엔트리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에겐 운명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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