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 시즌 막강 좌완 불펜진 형성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10 13: 01

LG가 약 2달 동안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10일 귀국한다.
LG의 올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하고 힘들었다. 혹독한 스토브리그 뒤에는 더 끔찍한 사건이 터졌고 결과적으로 핵심선수 5명이 팀을 떠났다. 하지만 LG는 전지훈련 내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베테랑 선수들이 앞장서 팀 분위기를 바로 잡아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그 과정에서 지금껏 앓아왔던 불펜 불안 고질병 처방전도 찾아가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LG는 기존 좌완불펜 이상열에 신재웅과 류택현을 더했다. 또한 봉중근이 불펜투수로서 복귀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불펜진에 4명의 왼손투수가 자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년 동안 LG는 거의 이상열 한 명에게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역할을 전담시켰다. 2009시즌 넥센에서 방출된 이상열은 LG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으로 16홀드 이상을 기록해 부활을 알렸다. 자기 몫을 충분히 해내며 올 시즌을 앞두고는 FA 재계약을 체결했다. 빠른 공은 없어도 날카로운 제구력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몸쪽 승부에 임할 줄 알며 각도 큰 커브도 지녔다. 하지만 이상열이 연투에 능한 투수는 아니기 때문에 LG는 이상열을 받쳐줄 또다른 좌완이 필요했다.
왼손투수들 가운데 신재웅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LG 투수진 중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가장 많은 이닝,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신재웅은 18이닝 평균자책점 2.50을 올렸다. 이상열보다 빠른 직구를 지니고 있으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도 절묘하게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졌다. 올 시즌을 준비하며 연마하고 있는 커브가 정착된다면 이상열과는 다른 스타일의 좌완 불펜요원이 될 것이다.
플레잉 코치 자격으로 전지훈련에 참가한 류택현은 연습경기에서 4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복귀 청신호를 쐈다. 이상열이 합류하기 전 LG의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릴리프가 류택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류택현이 마운드에 돌아올 경우 둘은 서로의 체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봉중근이 전지훈련에서 5월 복귀를 목표로 불펜투구에 임했다. 제 컨디션을 찾은 봉중근이라면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상대를 공략할 능력이 충분하다. 필승조 롱릴리프부터 마무리투수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다. 정상적인 몸상태의 봉중근 하나 만으로도 LG 불펜진의 기량은 극적으로 향상된다. 
전지훈련 중 LG 조계현 수석 코치는 “왼손투수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특히 신재웅이 잘 던지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불펜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불펜 왼손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왼손투수가 해주면 불펜 운용에 박자가 맞는다”고 좌완 불펜진의 선전을 기대한 바 있다.
전지훈련은 막을 내렸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들기 위한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으로 약 한 달 동안의 팀 연습 및 시범경기를 통해 불펜진의 윤곽이 들어날 것이다. LG가 올 시즌 막강 좌완 불펜진을 형성해 경기 후반에도 상대팀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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