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G 출장 선언' 강민호, 롯데의 진정한 보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3.10 14: 02

이대호는 일본으로 떠났고 장성우도 병역 의무를 마치기 위해 군입대를 결정했다. 그렇지만 롯데는 웃을 수 있다. 바로 팀의 보배 같은 존재인 강민호(27)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민호가 차지하는 팀 내 비중은 더욱 늘어났다. 지난 4년간 든든하게 백업포수를 맡아줬던 장성우가 경찰청에 입단해 수비 부담이 늘었다. 또한 이대호가 일본으로 이적하며 생긴 장타력 공백을 메워야 한다. 양승호 감독은 올 시즌 강민호를 5번 타순으로 배치해 클린업트리오의 한 축을 맡길 계획이다.
지난해 강민호는 타율 2할8푼9리 19홈런 66타점으로 웬만한 팀의 1루수나 지명타자가 올릴 법한 성적을 기록했다. 통산 타격성적은 주전을 굳히기 시작한 2005년 이후 타율 2할7푼6리 95홈런 389타점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강민호의 가치는 타격에만 있지 않다. 그의 진정한 힘은 꾸준한 경기 출장과 철저한 자기관리다.

2004년 입단한 강민호는 2005년 주전포수였던 최기문의 부상을 틈타 104경기에 출전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2006년엔 완벽하게 주전 자리를 꿰차고 126경기에 출전, 포수 전경기 출장기록을 세우기에 이른다. 태평양 김동기(1989년,120G)와 쌍방울 박경완(1996년,126G)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었다.
강민호의 꾸준함은 기록이 말해준다. 강민호가 주전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801경기에 출전, 전체 포수 가운데 출장 경기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조인성(768경기), 신경현(724경기), 진갑용(716경기) 등 베테랑 포수들이 잇는다. 출장 경기수 뿐만 아니라 수비이닝도 꾸준하다. 지난해 998이닝(1위), 2010년 950⅔이닝(3위), 2008년 1012이닝(1위), 2007년 2011⅓이닝(2위), 2006년 1042⅔이닝(1위)을 각각 기록 중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2009년만 613⅔이닝(6위)을 소화했을 뿐 놀라울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체력소모가 극심한 포수 포지션에서 강민호와 같이 꾸준하게 출전하는 선수가 있으면 감독은 팀을 운영하는 데 한결 수월하다. 그래서 양승호 감독은 강민호에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강민호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기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많은 경기 출전에도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는 책임감까지 갖추고 있다.
올 시즌 강민호의 개인 목표는 타율 3할도, 20홈런도 아니다. 지상과제는 좀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120경기 출전"을 선언한 강민호는 지난해 124경기에 출전해 시즌 막판 체력이 부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 2년이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에 자신의 몸을 생각해서라도 경기 수 조절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일단 팀이 우선이다. 이에 롯데 구단 관계자는 "팀에 있어서 정말 고마운 선수다. 선수로서 책임감과 마인드가 확실하다"며 흐뭇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 팀의 안방마님다운 책임감, 화끈한 방망이, 넘치는 파이팅, 리더십 등 어느 한 가지도 빠지지 않는 강민호는 진정 롯데의 '보배'라 할 만하다. 게다가 아직 나이도 젊기에 기량 발전의 여지가 남아 있다. 2012년, 팀 운명을 짊어진 강민호의 활약에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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