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들로 착실하게 시즌 준비에 임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11월 한국 프로야구판 룰5 드래프트인 2차 드래프트에서 김일경, 윤정우, 최동수를 지명하고 박동욱, 이학준을 내줬다. 당시 LG가 데려온 셋 모두 올 시즌, 혹은 미래의 LG를 구성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16년차 베테랑 내야수 김일경은 군입대한 2루수 박경수의 공백을 메워줄 적임자로 꼽혔다. 김일경은 안정적인 2루 수비와 더불어 빠른 발을 지녔다. 팀 타격에도 능하고 리더십도 있어 LG 내야진의 큰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지난해 KIA에 입단한 외야수 윤정우는 좌타일색 LG 외야진에서 희귀한 우타자다. 퓨처스리그에서 20도루를 기록한 스피드를 지닌만큼 앞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킬 여지는 충분하다. LG에서만 15년 넘게 뛰었던 대기만성형 거포 최동수는 2010시즌 중반 SK로 트레이드 된 후 1년 반 만에 LG로 돌아왔다. 작년 40살 나이에도 타율 3할4리를 기록했고 누구보다 LG를 잘 아는 만큼 그라운드 밖에서 감독·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리라는 기대를 받았다.

셋 모두 오키나와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순조롭게 팀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김일경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찾아온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개인적으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나 자신에게도, LG에도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 같다. 팀을 위하는 선수, 팀을 위해선 타협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한 김일경은 10번의 연습경기에서 3할3푼3리로 활약했다. 주전 2루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동욱·김태완과 비교해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지녔기 때문에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대학시절 타자에서 투수, 그리고 다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윤정우도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타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15번의 연습경기에서 타율 2할7푼을 기록했고 장기인 스피드를 살려 도루 2개를 성공했다. 당장 주전 외야수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을 여지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빼어난 운동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실전 경험을 통해 다재다능한 외야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동수는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면서 팀에 힘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작은’ 이병규와 함께 1루수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최동수는 상대팀의 좌완선발투수를 겨냥해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도, 대타로 한 방을 날릴 수도 있다. 또한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팀원들이 단단히 뭉치도록 유도할 것이다. 최동수는 “경기 내적 뿐이 아닌, 경기 외적으로도 감독님께서 나를 부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와 선수들의 중간다리 역할, 즉 선수들을 아우르고 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주도록 하겠다”며 “나이가많다고 해도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없다. 여전히 나는 젊은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도 3할 자신 있다”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각오를 드러냈다.
그동안 LG는 좌타편향과 내야수비 불안으로 고전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전력 공백을 메운 LG가 2차 드래프트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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