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두 외국인 선발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37)와 마리오 산티아고(28)의 등판이 날씨 때문에 보류됐다.
SK는 11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 우완 박정배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이는 당초 로페즈를 선발로 내세우려던 계획과 다른 것이다. 또 12일 선발은 김태훈으로 내정했다. 역시 마리오를 내려고 했으나 급하게 바꿨다.
이만수 감독은 10일 "아무래도 외국인 투수 2명은 따뜻한 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지금이 이런 날씨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두 투수에게는 다른 투수가 등판하게 된 이유를 잘 설명해서 오해가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날씨가 많이 추울 경우에는 김시진 넥센 감독과 상의해 연습경기를 취소하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스러워했다.

성준 투수 코치 역시 "두 외국인 투수는 우리 팀에게 중요한 선수"라면서 "추운 날씨이기 때문에 게임 투입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한낮 수은주는 최고 영상 1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보됐다. 바람까지 불 경우 체감온도는 사실상 영하나 마찬가지다. 12일 역시 한낮 기온이 영상 4도라고 기상청은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비 때문에 투수 운용에 골치가 아팠는데 귀국해서는 날씨 때문에 그렇다"며 허탈하게 웃은 성 코치는 "대신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고 어떤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부분을 오히려 부각시켰다. 또 "날씨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탈력적인 기용을 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5선발로 운영될 올해 SK 선발진은 현재 로페즈와 마리오 2명만이 확정된 상태다. 아직 3명의 자리는 비어있는 상태. 박종훈이 26명 엔트리에 들어와 선발 한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완전히 낙점을 내린 상태는 아니다. 이외에도 김태훈, 박정배, 신승현, 윤희상, 이영욱, 임치영이 후보로 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로페즈와 마리오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로페즈는 주축 선발진이 모두 전력에서 이탈한 SK 마운드에 주축이 돼줘야 한다. 최소 재활 중인 김광현과 송은범이 돌아오기로 한 5월초까지는 선발 마운드를 이끌어줘야 한다.
다행히 일본 캠프에서 성적이 기대한 대로다. 3경기에 나와 8이닝을 소화하면서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좋았다. 지난 3년간 KIA에서 뛰며 29승(24패 2세이브)에 3.8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관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마리오는 미국 플로리다 캠프 때만 해도 썩 좋지 않았다.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야 간절했지만 단점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오키나와 캠프에서 점점 장점이 돋보였다. 오히려 로페즈보다 더 나은 평가를 내리는 관계자도 있을 정도. 3경기에서 10이닝을 소화했고 6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에 1실점, 0.9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성준 코치는 "외국인 투수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도 "외국인 선발은 적어도 10승에 6할 이상의 승률은 해줘야 한다. 로페즈는 한국을 경험했으니 7할 승률을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로페즈와 마리오에 대한 당연한 배려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SK는 이날 경기 후 12일 목동구장에서 넥센, 14일 문학구장에서 한화, 15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각각 연습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전의 경우 당초 청주구장에서 열 계획이었으나 눈, 비와 함께 최근 추운 날씨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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