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종료' 한화, 소득과 과제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11 07: 47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끝났다. 소득과 과제가 분명한 스프링캠프였다.
한화는 10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 마지막 훈련을 소화한 뒤 11일 귀국한다. 자체 평가전을 제외한 11차례 연습경기에서 6승5패로 선전했다. 오키나와 도착 후 4연패를 당하며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이후 파죽의 5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에도 성공했다. 소득도 많았지만 과제도 적지 않았다.
▲ '빅3' 건재 과시

'돌아온 빅스타' 박찬호와 김태균은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괴물 에이스' 류현진은 2010년에 버금가는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빅3' 완성이다.
박찬호는 자체평가전 포함 3경기에서 6⅔이닝 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안타 4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줬을 뿐 삼진 6개를 뽑아냈다. 최고 146km 직구에 각도 큰 '슬러브'도 위력적이었다. 당장 한화 선발진의 중요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해갈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4번타자 김태균은 누가 뭐래도 최고타자였다. 연습경기에서 팀 내 가장 높은 타율(0.348)을 기록했다. 안타(8개)와 같은 볼넷(8개) 숫자는 김태균의 선구안을 보여준다. 기대했던 홈런포는 터지지 않았지만 5타점으로 결정력을 과시했다. 8개월만의 실전경기에서 조금씩 좋을 때의 타격감을 찾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있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에이스 류현진은 일말의 의심조차도 없다. 2차례 연습경기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직구 최고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한대화 감독과 동료 투수들과 포수들은 "밸런스가 최고"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직구 구위가 좋아졌고, 서클체인지업의 각은 더 날카로워졌다. 야식 유혹을 이겨낼 만큼 강한 다이어트 의지에서 류현진의 각오가 느껴진다.
▲ 두터워진 선수층
그동안 한화는 주전-비주전의 기량차가 가장 큰 팀이었다. 주전이 부상이라도 당하면 대체할 자원이 없어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투타에서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데 성공했다. 당장 선발 자리만 봐도 5자리를 놓고 최대 7명이 경쟁하는 모양새고, 야수진도 백업 선수들이 견제 세력으로 자라났다. 한대화 감독은 "전체적으로 백업 선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선발진은 에이스 류현진만이 확정됐다. 나머지 4자리를 놓고 브라이언 배스·박찬호·양훈·김혁민·안승민이 경쟁하는 가운데 유창식이 예비 전력으로 대기 중. 김혁민(2.53)·안승민(1.59)·유창식(0.66)은 스프링캠프에서 뛰어난 투구내용을 과시했다. 여기에 불펜에서는 좌완 마일영(2.77)과 신인 우완 최우석(3.86)이 확실한 카드로 떠올랐다. 최우석은 한 감독이 직접 꼽은 스프링캠프 수확이다.
야수진도 다르지 않다. 주전 3루는 스프링캠프 기간 팀 내 최다 안타(12개)·타점(6점)을 기록한 이여상이 굳히기에 들어갔지만, 발 빠른 이학준(0.261·4도루)과 하주석(0.275·2도루)도 가능성을 보였다. 외야에서도 신인 양성우가 마지막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기존의 선배들을 위협하고 있다. 한 감독은 양성우를 가리켜 "우리도 젊은 선수를 키워야 한다"며 그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 실책 줄이기와 도루 저지
스프링캠프에서 한화가 가장 집중한건 수비 강화였다.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를 영입해 훈련 시작 전후로 '특별수비' 시간도 대폭 늘렸다. 그러나 정작 연습경기에서는 실책이 쏟아졌다. 3차례 자체 평가전 포함 14차례 연습경기에서 실책 11개를 기록했다. 물론 그 중 8개는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일본팀과 3경기에서 집중된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수비 완성도가 기대 만큼 높아지지는 않았다.
실책보다 더 걱정되는 건 도루 저지다. 지난해 한화는 도루저지율이 1할9푼5리로 리그 최하였다. 단순히 포수들의 송구 뿐만 아니라 투수들의 느린 퀵모션도 도루 허용의 이유였다. 이번 연습경기에서 자체 평가전을 제외한 11경기에서 한화는 도루 14개를 허용하는 동안 저지한 건 3개 뿐이었다. 도루저지율 1할7푼6리로 아쉬움을 남겼졌다. 현대야구에서 상대의 발을 묶지 않고선 결코 손쉬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외에도 부상 점검차 원에서 일주일 먼저 귀국한 투수 박정진과 외야수 최진행의 몸 상태도 중요한 대목이다. 박정진은 불펜 에이스이고, 최진행은 김태균과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룰 중심타자다. 다행스럽게도 박정진의 어깨에는 약간의 염증, 최진행의 허리는 미세 통증으로 나타났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 한 달 남짓 시간이 남아 있어 서두르지 않고 회복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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