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브라질 출신의 지코(59)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진출을 위한 결사 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3번 시드로 일본, 호주와 한 조에 속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조편성 결과를 손에 쥔 상황이지만 지코 감독은 “많은 강팀들이 한 조에 존재하지만 월드컵 진출의 꿈을 꼭 실현시키겠다”며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일단 이번 최종예선에선 조 3위를 차지해도 월드컵에 갈 수 있는 길은 있다. 그러나 3위 팀들끼리 아시아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남미 5위 국가와 마지막 대륙간 플레이오프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이라크로서는 어떻게든 호주와 일본,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잡아야 월드컵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

지난해 8월 이라크의 지휘봉을 쥔 지코 감독은 단 시간 내 팀을 강한 팀으로 결속시켰다. 그 결과 지난 3차 예선에서 중국 요르단 싱가포르와 한 조에 속해 조 1위를 차지, 2002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처음 다시 명함을 내밀었다.
특히 중국을 상대로 홈과 어웨이에서 모두 1-0 승리를 거뒀고 요르단 원정에서도 3-1 승리를 거둔 이라크다.
지난 9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끝난 조추첨 후 지코 감독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많은 강팀들과 한 조에 묶였다는 점에서 아주 힘든 승부가 될 것 같다”고 전망하면서도 “그러나 이라크의 월드컵 진출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경험과 기술들을 쏟아 부을 것이다. 월드컵으로 가는 꿈이, 꿈이 아닌 실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임을 밝혔다.
이라크가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진출한 것은 1986년. 전쟁의 상흔 탓에 점차 아시아의 변방으로 전락했지만 지금의 분위기와 전력이라면 희망은 있다.
특히 일본을 상대로 1994 미국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도하의 비극’을 안겼던 이라크는 호주와 상대 전적에서도 2000년대 이후로 4번 싸워 2승1무2패로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 2008년에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는 홈에서 호주를 1-0으로 꺾는 등 1승1패를 거뒀다는 점에서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강호’ 호주와 일본의 틈에 끼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지코 감독의 이라크가 과연 28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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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유서 깊은 마라카낭경기장 외부 기념관에 있는 지코의 발리킥 동상(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