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의 '철퇴 축구'가 경남 FC의 상승세를 꺾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1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라운드 경남 FC와 홈 경기서 곽태휘와 마라냥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K리그 2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하면 3연승을 질주하며 쾌조의 상승세를 선보였다. 또한 이날 승리로 경남을 상대로 홈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경남은 개막전에서 대전을 3-0 물리치며 잡았던 상승세가 한 풀 꺾이게 됐다.

"선수비다. 승리보다는 승점이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경기 전 울산전에 대한 목표를 명확히 설정했다. 그만큼 수비는 탄탄히 했다. 스리백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 수비시에는 좌우 측면 미드필더를 수비라인으로 내려 파이브백을 형성했다.
반면 울산은 지난 2경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김신욱과 이근호가 투톱을 형성해 공격을 주도하도록 한 것. 하지만 울산의 공격은 날카로움을 갖지 못했다. 이근호와 김승용 아키가 바른 발을 이용해 경남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려고 노력했지만, 경남 수비진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경남은 오히려 역습을 이용해 울산을 당황케 했다. 좌우 측면 공격수인 김인한과 윤일록의 공간 침투를 이용해 문전에서의 찬스를 지속적으로 노렸다. 하지만 골대 안으로 향하는 슈팅이 나오지 않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울산은 전반 37분 빠른 교체 카드를 꺼냈다. 김인한의 공간 침투에 약한 모습을 보인 최재수를 이재성으로 교체한 것. 울산은 투입된 이재성을 중앙 수비수로, 원래 중앙에 있던 강민수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했다.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꿔서일까? 울산은 전반 42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의 시원한 중거리 슛이 경남의 골망을 흔든 것. 울산은 코너킥에 이어진 상황에서 에스티벤이 문전으로 길게 올린 패스를 이재성이 받아 박스 왼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경남 수비가 걷어낸 것이 그대로 곽태휘에게 연결돼 골이 나왔다.
리드를 뺏긴 경남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후반 시작과 함께 윤일록 대신 조르단을 투입한 것. 이날 윤일록이 공격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 경남은 조르단의 투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자 했다.
울산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5분 아키 대신 마라냥을 투입하며 공격에서 변화를 꾀한 것. 곽태휘의 골을 지키기 보다는 추가골을 노려 일찌감치 승부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전반전과 같은 울산의 일방적인 공격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전 62-38로 앞섰던 점유율이 후반 들어 45-55로 역전된 것. 경남이 리드를 뺏기며 공격적인 모습으로 바꿨기 때문이었다. 이에 경남은 후반 14분 에스티벤을 막고자 선발 출전시켰던 최영준을 빼고 조재철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역효과도 있었다. 공격에 전념하는 만큼 수비가 약해지며 집중력이 약해진 것. 울산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21분 프리킥 상황에서 추가골을 성공시킨 것. 울산은 박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승용이 문전으로 올려 가까운 포스트로 쇄도하던 마라냥이 헤딩으로 연결, 경남의 골망을 갈랐다.
경남으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이미 2골차. 수비라인은 전진시키고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선수를 투입하는 것밖에 없었다. 경남은 후반 32분 마지막 교체카드로 김인한 대신 이재안을 투입, 이재안이 공격의 물꼬를 트여주길 바랐다.
이재안은 최진한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후반 38분 기어코 만회골을 터트린 것. 이재안은 문전으로 패스가 들어가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쇄도한 끝에 공을 따내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만회골로 경남은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갔다. 그러나 동점골을 기록한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울산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도 잇달아 나왔다. 결국 경남은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하고, 당초 목표였던 승점 1을 가져가는 데 실패했다.
한편 성남과 상주의 경기는 후반 50분 요반치치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1-1로 비겼고 광주는 경기 시작 30초 만에 김은선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지키지 못하고 포항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은 대전 원정에서 후반 40분 드로겟이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며 값진 1-0 승리를 차지했고 수원은 인천의 홈개장 경기서 2-0으로 승리하며 잔칫집에 재를 뿌렸다.
이로써 울산 전북 수원은 시즌 초반 나란히 2연승을 달렸다.
◆ 11일 전적
울산 2 (1-0 1-1) 1 경남
성남 1 (0-0 1-1) 1 상주
광주 1 (1-1 0-0) 1 포항
대전 0 (0-0 0-1) 1 전북
인천 0 (0-1 0-1) 2 수원
▲ 울산 문수경기장 득점
전42 곽태휘 후21 마라냥(이상 울산) 후38 이재안(이상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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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