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 KT-전자랜드, 해결해야 할 고민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12 07: 15

1승1패. 승부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이다.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가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차전에서 전자랜드가 연장 접전 끝에 81-79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 KT가 75-71 승리로 설욕하며 부산 시리즈를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두 팀 모두 고민이 있다. 그 고민을 해결하느냐에 12일부터 인천서 열릴 3~4차전 승부가 걸려 있다.

▲ KT의 고민, 힐에 대한 디펜스
KT 전창진 감독은 "우리의 약점은 득점을 많이 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드들의 트랜지션이 약하기 때문에 속공보다 세트 오펜스 위주로 한다. 득점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수비가 잘 돼야 한다"고 했다.
KT는 올 시즌 74.1득점으로 평균 득점 최하위 팀이었다. 반면 실점은 평균 71.6점으로 전체 3위에 오를 만큼 끈끈한 수비를 자랑했다.
그러나 6강 플레이오프에선 뜻대로 수비가 되지 않고 있다. 전 감독은 "약속된 디펜스가 지켜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수비 밸런스가 안 맞는다. 수비에 대한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공격의 중심 문태종과 허버트 힐에 대한 수비가 바로 그것이다. KT는 1차전에서 문태종에게 34점을 내줬지만 2차전에서는 11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힐에게는 2경기 연속 29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 감독은 "문태종 마크는 어느 정도 적응해 가고 있다. 그러나 힐에 대한 수비가 되지 않는다. 찰스 로드가 약속한 수비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힐로 인해 파생되는 3점슛도 많이 줬다. 우리 팀이 가장 신경 써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힐은 득점도 득점이지만 2경기에서 야투성공률이 77.1%에 달할 정도로 특유의 훅슛으로 확률 높은 골밑 공격을 자랑하고 있다.
KT의 박상오도 "힐이 골밑에서 무게감이 있다. 어려울 때마다 해주더라"고 인정했다. KT로서는 힐의 공격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을 최대한 억제해야 승산이 높아진다.
▲ 전자랜드의 고민, 국내선수들의 자신감
전자랜드는 1차전에서 힐과 문태종이 각각 29점·34점으로 무려 63점을 합작했다. 팀이 올린 81점 중 77.8%를 둘이서 해결했다. 2차전에서는 문태종이 11점으로 부진했지만 강혁이 18점으로 뒷받침했다.
그러나 힐·문태종·강혁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너무 미미하다. 공격에서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수비도 중요하지만 국내선수들이 공격에서 슛을 시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힐 문태종 강혁에게 KT 수비가 집중된 틈을 타 나머지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가고 있지만 좀처럼 살리지 못하고 있다.
1~2차전에서 문태종·강혁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외곽에서 3점슛 12개를 시도했으나 2개밖에 넣지 못했다. 슛으로 과감하게 올라가지 못하며 미루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이현호 정병국 이한권 신기성 등 슛을 던져줘야 할 선수들이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문태종 강혁에게 집중되는 KT 수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문태종 강혁이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저 젊은 국내선수들이 적극성을 갖고 분발해야 한다.
유 감독은 "여기까지 온 만큼 뒤는 없다. 선수 본인들도 기회라는 것을 잘 안다.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 믿는다. 나도 감독으로서 오펜스하기 편하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국내선수들이 공격에서 적극성을 갖고 움직일수록 KT 수비도 바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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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창진-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위) / KT 찰스 로드-전자랜드 허버트 힐(가운데) /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정송이 인턴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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