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완전히 똑같이 생겼다. 어머니께서도 나의 어릴 적 모습과 판박이라고 하시더라".
지난 11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조동찬(29, 삼성 내야수)은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달 6일 아버지 대열에 합류한 조동찬은 "아들의 이름은 '부건'(釜健)이라고 지었다"며 "나 닮아서 정말 순둥이다. 잘 울지도 않는다. 병원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정말 순하다고 하더라"고 '팔불출 아버지'의 면모를 과시했다.
조동찬의 아들 자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부분의 아기들이 젖을 달라고 우는데 우리 부건이는 그저 방긋 웃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얻게 된 조동찬은 "부건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감회를 느낀다. 그리고 아버지로서 책임감 또한 커진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2010년 타율 2할9푼2리(332타수 97안타) 9홈런 51타점 61득점 33도루로 맹활약을 펼치며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던 조동찬은 지난해 부상과 부진 속에 타율 2할1푼6리(208타수 45안타) 4홈런 25타점 27득점 18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순둥이' 조동찬은 독기를 품었다. 그는 전훈 캠프 내내 누구보다 열심히 땀흘리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부상없이 전훈 캠프를 치른 건 최대 수확이다. 연습 경기 타율이 1할7푼2리(29타수 5안타)에 불과하지만 "큰 의미 없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정규 시즌부터 제 몫을 다하면 된다는게 그의 생각.
조동찬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요즘 하루 하루 행복하다. 부건이 얼굴을 보는게 최고의 낙이다. 이제 우리 부건이보러 뛰어 가야 한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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