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식으로 선두를 달려야 한다".
김호곤(61) 울산 현대 감독이 마라톤식 선두 유지를 주장했다. 굳이 시즌 초중반까지 1위를 달릴 필요 없이 선두 그룹만 형성하면 된다는 뜻. 마라톤에서 레이스 초중반 1위를 달린 선수가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지 않는 것을 빗대어 설명한 것이었다.
마라톤에서는 선수들이 레이스 중후반까지 페이스 조절에 나선다. 굳이 혼자 독주를 해 페이스를 망쳐 레이스 전체를 망칠 필요는 없다는 것. 단지 1위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뛰다가 레이스 막판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된다. 김호곤 감독도 이와 같은 생각이었다.

"마라톤식으로 선두를 달려야 할 것이다.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아무리 못해도 5~6위, 최악의 경우 8위라도 괜찮을 것이다"고 말했다. 스플릿시스템에서 상위 그룹 커트라인인 8위까지만 유지하면 된다는 것.
하지만 리그 1위를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시즌은 예년과 달리 플레이오프가 사라져 정규리그 1위가 우승 확정이기 때문.
김 감독은 "8위가 되더라도 1위와 승점 차가 나서는 안 된다. 순위 보다는 승점 차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고 했다. 즉 2위를 기록하며 1위와 승점 차가 10점씩 큰 차이를 보이는 것보다 8위를 기록하더라도 1위와 승점 1~3점차를 기록하자는 말이었다.
김호곤 감독의 이러한 생각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처럼 포기할 경기는 포기하는 방식은 없어졌다.
김 감독은 "멀리 보지 않을 것이다. 당장 닥친 한 경기에만 집중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했다. 실제 김 감독은 지난 11일 경남 FC전까지 경남만을 생각했지 오는16일 성남전과 20일 FC 도쿄전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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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