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들의 습격, 스크린은 지금 곤룡포 시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3.12 08: 29

송중기, 한석규, 김수현, 박유천 등 안방극장에 불어닥친 '왕' 열풍이 스크린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해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SBS '뿌리깊은 나무'의 젊은 세종 이도 역을 맡은 송중기가 "곤룡포를 입으니 몸과 마음이 경건해졌다"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 곤룡포의 매력에 또 한번 빠진 배우는 박희순이다.
박희순은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가비'에서 고종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변신을 보여준다. 아내(명성화후)와 나라를 잃고 고뇌에 빠진 채 쓴 커피를 삼키는 고종의 모습은 그간 드라마와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우리 역사의 모습이다.

박희순은 "흰 곤룡포만 입으면 (기분이) 다운이 됐다"라며 "문헌에는 고종이 주권을 일본에게 넘기고 대성통곡하고 울었다고 한다. '맞아, 이 입장에서 많이 울었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고종은 강골체질이 아니어서 버텨내려고 무진장 힘을 쏟았겠다고 생각했다. 부인도 죽고 힘도 없고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을 것 같다"라고 자신이 생각한 고종에 대해 설명했다. 의상이나 움직임이 없어 보다 정적인 느낌 속 보다 감정에 집중했다.
곤룡포만 입으면 고종의 상황에 감정 이입돼 다운되고 우울해져서 차라리 그걸 즐기는 쪽으로 갔다고. 촬영 중에는 이런 기분 때문에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아 상대 배우 김소연에 따르면 '부재의 미', '있어도 없는 듯한 미친 존재감'이 상당했다고 한다.
박희순이 고종이라면, 이병헌은 광해군이다.
이병헌은 지난 2월 크랭크인한 영화 '조선의 왕' 촬영에 한창이다. 이벙현은 이 작품으로 데뷔 이후 첫 사극에 도전하게 된다. 이미 수염을 붙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선보인 스틸컷이 공개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병헌은 '조선의 왕'에서 조선시대 가장 드라마틱한 군주였던 광해군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천민 하선, 1인 2역을 도맡아 연기한다. 이미 시나리오 단계부터 탄탄한 구성, 신선하고 흡입력 높은 스토리로 주목받아 왔기에 기대감이 상당하다.
배우 주지훈은 세종대왕이 된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출연을 확정 지은 주지훈은 극중 임금이 되기 전 거지와 신분을 바꾼 뒤 시전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인물과 사회를 경험하는 세종대왕으로 분한다. 주지훈은 이번 작품에서 세종대왕으로 분해 왕과 거지 극과 극의 신분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그 동안 다져왔던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젊은 톱스타의 왕 변신은 그 이질감만큼 더한 흥미를 자아내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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