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치치, 숭의 아레나 개장 골이 더 특별한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3.12 10: 40

 '라돈치치 31'.
수원은 지난 11일 인천 숭의전용구장 개장 경기로 열린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인천을 2-0으로 물리쳤다.
올시즌 수원에 합류한 라돈치치는 2골을 터트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승리의 일등공신인 라돈치치는 경기를 마친 후 밝은 얼굴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성공을 일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했던 곳이 인천이기 때문.

지난 2004년 인천에 입단한 그는 첫 해 특별한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적응이 시작된 2005년 27경기에 나서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국 축구에 대한 적응과 함께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된 그는 2008년까지 인천에서 뛰었다.
그만큼 라돈치치는 인천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인천을 거쳐 성남 그리고 올 시즌 수원으로 이적한 라돈치치는 스테보와 함께 최전방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4일 부산과 경기에서는 상대의 두꺼운 수비벽에 때문에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나, 인천전에서는 활발한 움직임과 높은 득점력을 과시하며 공격의 선봉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몬테네그로 '촌놈'이던 그에게 부와 명예를 모두 안긴 한국 축구, 특히 성공의 발판이 된 곳이 인천이기 때문에 그가 인천 축구사에 기록될 경기서 터트린 2골은 상대가 비록 인천이었다 하더라도 나름 의미가 있다.
라돈치치는 항상 자신이 은퇴를 하면 인천에 '라돈치치 31'이라는 카페를 만들겠다곤 했다. 인천 시절 등번호를 잊지 않고 있는 것.
라돈치치는 경기를 마친 후 "어쨌든 인천의 새로운 경기장에서 첫 발을 내딘 순간 내가 골을 넣어 너무 기쁘다"라면서 "팀의 승리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항상 밝은 표정이지만 이날은 조금 달랐다. 인천에게 그는 여느 팀과는 다른 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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