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CO-드림식스, 누가 각본 없는 PO 드라마 주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3.12 09: 17

[OSEN=김희선 인턴기자] 사람들은 누구나 끝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꿈꾼다. 단 1%의 가능성에도 포기하지 않고 기어코 역전에 성공하는 드라마는 우리에게 짜릿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최근의 프로배구는 정말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 그 자체다. 마지막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치열한 승부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KEPCO와 드림식스가 있다.
지난 11일 드림식스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서 우승이 확정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하며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시즌 14승(19패)째를 올린 드림식스는 4위 KEPCO에 4점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 달 23일 현대캐피탈전 3-1 승리 이후 드림식스는 파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다. 반면 승부조작 파문으로 인해 주전선수가 팀을 대거 이탈한 KEPCO는 7연패의 늪에 빠졌다. 5연승과 7연패, 엇갈린 희비의 쌍곡선이다.
5라운드 초반만 해도 KEPCO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정사실이었다. 대한항공전(2월 16일)과 현대캐피탈전(2월 19일)을 시작으로 연패에 빠졌지만 그래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안정적이라는 시선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KEPCO의 무서운 하락세와 드림식스의 무서운 상승세가 만나며 남자배구 플레이오프 진출 드라마는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흥미진진한 결론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KEPCO가 더 유리하다. KEPCO는 부전승 처리되는 상무신협전을 제외하면 오는 18일 LIG손해보험과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설령 이날 경기서 패하더라도 세트스코어 3-2로 패한다면 승점 1점을 확보, 드림식스에 앞서게 된다.
이에 비해 드림식스는 LIG손해보험(14일) 대한항공(17일) 현대캐피탈(20일)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 세 경기 중 단 한 번이라도 패한다면 드림식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산되고 만다.
5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드림식스지만 남은 경기를 무조건 3-0이나 3-1로 잡아야한다는 점과 외국인 선수 없이 강팀을 만나야 한다는 점이 불안요소지만 LIG손해보험을 제외하고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결정된 팀이라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처럼 KEPCO와 드림식스의 플레이오프 드라마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드림식스가 짜릿한 반전으로 대역전극을 일으킬지, KEPCO가 힘겹고 절박한 수성에 성공할지 아무도 모른다. 4위를 지키려는 자 KEPCO와 빼앗으려는 자 드림식스가 만들어내는 드라마의 결말에 배구팬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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