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리그인 챔피언스리그에 돌입한 tvN ‘코미디 빅리그2’(이하 코빅)가 토요일 밤 예능 시장에 자리매김했다. 5%에 근접한 안정적인 시청률 추이를 그리고 있는 ‘코빅’의 성장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케이블채널 최초로 시도된 공개 코미디쇼라는 점과 KBS 2TV ‘개그콘서트’를 제외하고는 개그 프로그램이 종적을 감춘 악조건 속에서 한국 코미디의 부활을 꿈꾸며 탄생했기 때문이다. 척박했던 개그 시장에 터를 잡은 ‘코빅’이기 때문에 원년 멤버들의 고충은 남달랐다. 관객석이 차지 않아 스태프들이 방청객이 되어야 했고 반향도 크지 않았다. 이제는 매주 200~300명이 ‘코빅’ 녹화 현장을 찾는다. ‘코빅’ 관계자는 “주위에서 보고 싶다며 티켓을 좀 구해달라고 하는데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서 관계자들도 표를 구하기 힘들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길을 걸어 다니다보면 ‘코빅’에 나온 유행어를 따라하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한다. 정규리그 1위에 빛나는 라이또(이용진, 양세형, 박규선)의 “조으다”, “시르다”는 물론 우먼파워 아메리카노(안영미, 정주리, 김미려)의 “민식이냐”, “고르시오”까지 다양하다.
OSEN과 인터뷰를 가졌던 졸탄, 아3인, 라이또, 따지남 등은 ‘코빅’에 대해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며 애정을 나타냈다.
장난기 넘치는 졸탄(한현민, 정진욱, 이재형)은 유쾌한 말투로 “코빅은 번데기다”고 정의했다. “졸탄이 ‘코빅’이라는 번데기 안에서 훨훨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한현민의 말에 정진욱은 “코빅은 애벌레다”며 “애벌레처럼 먹고 먹으면서 아름다운 나비가 될 것이다”고 살을 붙였다.

아3인(이상준, 예재형)에게 ‘코빅’은 반성문이다. 예재형은 “ ‘코빅’은 저를 반성하게끔 한다. 나 자신에게 ‘넌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든지 코너를 하면서 순발력, 연기가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한다. 또 다른 개그맨들이 하는 걸 보면서 ‘나라면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아메리카노나 라이또처럼 할 수 있을까?’라고 되돌아 본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고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코빅’ 시즌2를 통해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린 라이또(박규선, 양세형, 이용진). 라이또에게 ‘코빅’은 전환점이다. 박규선은 “ ‘코빅’을 하기 전까지 많이 힘들어했고 이런저런 것들에 많이 치이기도 했다”며 “ ‘코빅’이 나를 다시 웃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양세형은 “개그계에도 침체기라고 할 수 있는 겨울이 있었다. ‘코빅’을 통해 겨울이 끝나고 새싹이 돋았다”며 “ ‘코빅’은 봄이다”고 전했다.
‘퍼펙트 게임’을 통해 작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킨 따지남(조우용, 윤진영, 김필수, 박충수)에게 ‘코빅’은 초심인 동시에 동아줄이다. 윤진영은 “지금 우리는 신인 때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다. 회의하는 시간도 두세 배 길다. 주변 팀들이 다 열심히 하기 때문에 맞추어 가다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좋은 등수를 받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초심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충수는 “ ‘코빅’을 잡고 올라가면 우리는 잃은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 얻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코빅’은 동아줄이다. 최고의 개그맨, 인지도 높은 개그맨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우리 퀄리티를 높이는 일이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 10일 방송된 ‘코빅’은 두번째 챔피언스리그이자 시즌2의 12번째 라운드였다. 이날 방송은 평균 가구시청률 4.80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케이블유가구 기준 tvN, XTM, 수퍼액션 합산 집계), 최고시청률 6.467%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우승팀인 라이또가 주춤한 사이 시즌1의 우승팀 옹달샘이 가파른 상승세로 치고 나오는 등 혼전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 ‘코빅’의 두 번째 최종 우승팀은 오는 31일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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