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의 투수 유망주들이 모두 동경하는 에이스들 아닌가. 그 투수들과 비교해주셨다니 정말 감사한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1)가 김진욱 감독의 무한신뢰에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더욱 발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2위)를 기록하며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비록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니퍼트는 16승을 올린 에이스 김선우(35)와 함께 막강 원투펀치 편대를 구축하며 팬들의 위안거리가 되었고 재계약까지 성공했다.

지난 8일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 마지막 경기인 넥센전서 2이닝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첫 실전을 치른 니퍼트는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당시 경기와 현재 페이스에 대해 묻자 니퍼트는 “일본에서 악천후가 잦아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보니 꼭 1년 전에 비하면 약간 페이스가 늦은 것 같다. 최고 144km가 나왔으나 구속은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리그 적응기를 마쳤기 때문인지 지난해보다는 심적 여유를 갖고 개막을 기다리는 중인 니퍼트. 그는 전지훈련 시 불펜피칭 한 턴 당 최대 100구를 던지며 선발로서 갖춰야 할 몸 상태를 만들어 놓은 상태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내내 알아서 훈련에 성실히 임하는 니퍼트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발진에 김선우와 니퍼트가 있다는 것은 대단한 힘이다. 특히 니퍼트는 힘과 기교를 모두 갖췄다. 니퍼트는 국적을 막론하고 윤석민(KIA), 류현진(한화)급에 놓아도 충분한 특급 에이스다”.
윤석민과 류현진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현역 최고 에이스들. 기본적으로 뛰어난 제구력을 갖춘 데다 150km를 상회하는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에 있어서도 최고급 능력을 보여준다. 니퍼트도 최고 154km에 이르는 광속구는 물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에 싱킹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무리 없이 던진다. 확실히 검증된 에이스이기는 하지만 외국인 투수를 국내 최고 에이스들에 비교했다는 점은 감독의 믿음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게 한다.
김 감독의 칭찬을 전하자 니퍼트는 굉장히 기뻐했다. 니퍼트는 “KIA의 21번 투수(윤석민)와 이글스의 에이스(류현진)는 모든 투수 유망주들이 동경하는 엄청난 특급 투수들 아닌가. 그런 투수들과 비교하셨다니 너무나 감사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극찬에 만족하기보다 더욱 자신을 담금질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곧바로 이야기했다.
“최고 투수들과 비교하셨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 대한 팀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이다. 올 시즌 내 구위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겠다”. 지난해 15승 에이스 투수의 머릿 속 ‘안주’ 혹은 '현상유지'라는 단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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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