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확실한 승점 챙기기 '실리 축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13 07: 29

경남 FC의 실리적인 2012 시즌 운영 방식이 눈길을 끈다.
경남은 지난 1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서 1-2로 아쉽게 패배했다. 하지만 최진한 경남 감독은 실망하지 않았다. 아쉬움은 남지만 0-2에서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선수들의 그러한 태도에는 이유가 있었다. 비록 패배를 당할 지언정 다득점 차로 패배할 수는 없다는 것. 이는 최진한 감독의 확고한 의지였다. 최 감독은 "져도 실점을 많이 하는 건 좋지 않다"고 했다. 시즌 막판 골득실로 순위가 나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서였다. 선수들도 강등이 결정되는 이번 시즌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 감독의 말을 충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다른 팀에서도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는 사항. 최 감독은 여기에 한 가지 사항을 더 추가했다. 바로 승점에 대한 의지였다. 최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설 것이다.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수비 시에는 파이브백으로 나서서 실점을 안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고 했다.
최 감독은 애시당초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어설프게 공격을 시도하다 카운터를 허용해 주저앉느니, 처음부터 수비에 전념해 승점 1을 꼭 가져가겠다는 뜻이었다. "승리보다는 승점이 우선이다"고 확실한 목표를 설정했다. 승점 1이 스플릿 시스템에서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을 가를 수 있다는 것과 강등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울산이 우승 후보를 다툴 정도인 강팀으로 경남과 전력 차가 엄청난 것을 인정한 것. "동계훈련부터 울산을 지켜봤다. 울산을 상대한 대학팀들이 모두 강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에는 아키도 없었다. 이근호나 김신욱이 빠져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원정인 만큼 비겨도 이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경남은 울산에 패배했다. 하지만 강팀을 상대로 자신들의 전략이 통한다는 수확을 얻었다. 울산은 경남에 2-1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내 울산의 역습에 수비진이 흔들렸다. 심지어 선발로 나선 최재수를 이재성으로 교체해 수비를 보강하기까지 했다. 또한 공격에서는 경남의 수비진에 막혀 활로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경남 팬들로서는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최 감독의 이러한 실리적인 운영에 반발할 수 있다. 수비적인 운영은 팬들이 만족할 만한 재미를 주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최 감독은 울산전과 같은 수비적인 전술은 우승권의 강팀을 상대로 한 '원정 경기'에서라고 못을 박았다. 홈에서 만큼은 공격적인 자세로 승리를 노리겠다는 것, 그리고 부산과 전남 제주 등 8강을 다투는 중위권 팀과 경기에서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총력을 다하려고 한다. 경남은 단순히 강등을 면하려는 팀이 아니라 8강 이상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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