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야구는 완성되지 않았다.
KIA가 13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8개 팀 가운데 마지막으로 귀국했다. 지난 1월15일 애리조나 캠프를 시작으로 장장 59일간의 대장정이었다. 선동렬 신임 감독은 두 달의 시간 동안 새로운 야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조직력과 희생 야구의 분위기를 조성했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강해졌다. 주전과 백업 간의 전력차도 줄어들었다.
▲공격야구

루상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발빠른 주자들은 대부분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빠른 야구를 하겠다는 감독의 의지이다. 아울러 주자가 있을 경우에는 진루타 위주의 연결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필요할 때 한 점을 뽑는 야구를 위해서였다. 선동렬 야구의 상징인 강한 2번은 신종길 안치홍 김선빈 등이 나서면서 차례로 점검을 받았다. 중심타선은 나지완 이범호 김상현 등이 등장했다. 최희섭이 본격 가세한다면 강한 타선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필승조의 부상이탈
애리조나 캠프에서 부상투수들이 발생했다. 한기주가 팔꿈치 통증을 일으켜 투구를 중단했고 좌완 양현종이 어깨 통증으로 중도귀국했다. 김진우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도중 어깨 이상을 일으켰고 손영민도 선발수업을 받던 도중 팔꿈치 이상으로 중도 귀국했다. 좌완의 불펜요원 심동섭도 팔꿈치에 이상을 일으켰다. 10명의 토종 주력조 가운데 절반이었다. 다만 양현종을 제외하고 4명의 투수들이 개막전에 돌아올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실전투입을 못해 전력을 구성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우려를 안겨주었다.
▲미완의 지키는 야구
지키는 야구는 정상 가동하지 못했다. 주력 불펜투수 4명이 실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우완 임준혁이 안정감을 주었고 오준형 고우석 신인 박지훈과 2년차 한승혁이 실전경험을 많이 쌓으며 실점을 막아주었다. 김희걸은 부진한 투구를 펼쳐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요원은 윤석민은 안정된 구위를 과시했고 서재응도 힘있는 투구를 통해 10승 희망을 밝혔다.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는 선발 뿐만 아니라 소방수를 포함한 불펜요원으로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외국인 호라시오 라미레즈는 시범경기에서 가동한다.
▲박경태와 유동훈의 활약
좌완 박경태가 투수진의 키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오키나와 실전 마운드에서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상대를 제압했다. 선발진과 불펜진에서 활약도를 주목 받는 투수가 됐다. 잠수함 유동훈은 싱커의 각도가 예리해지고 제구력이 잡히면서 2009년의 힘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불펜의 필승조 후보이다. 좌완 진민호도 무결점 피칭을 과시해 좌완 불펜투수로 활약할 희망을 심었다.
▲흙속의 진주들
야수진에서도 새로운 전력들을 발견했다. 신종길은 선동렬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사실상 주전 좌익수로 자리를 잡았다. 밀어치기를 통해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을 키웠고 빠른 주루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신인 황정립은 왼손 대타로 주목을 받았고 윤완주는 전천후 백업수비 요원이자 대주자로 기용됐다. 또 한명의 백업요원 이현곤도 타격왕 시절의 스윙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기남과 홍재호 등 백업내야수들의 힘도 좋아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