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문태종-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3.13 08: 40

[OSEN=이균재 인턴기자] 문태종과 허버트 힐에 대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 감독이 이끄는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부산 KT와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서 85-73으로 패했다. 경기 결과와 내용 면에서 완벽한 패배였다.
이날 전자랜드 패배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가장 주된 원인은 팀의 에이스 문태종과 힐이었다. 부상으로 신음하던 문태종은 제 몫을 못해줬고 힐은 매치업 상대인 찰스 로드를 막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PO에 앞서 문태종과 힐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적잖이 고민했다. 두 선수가 막히면 답이 없었던 것. 이 둘은 정규시즌 전자랜드의 팀 평균 득점 74.1점 중에 38.16점을 기록, 팀의 절반이 넘는 득점을 책임지더니 PO 1차전서도 팀의 81점 중에 63점을 쓸어 담았다.
유 감독은 5일 PO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서 "(정규리그서)문태종과 힐의 비중이 너무 컸다. 다른 국내 선수들도 좋은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 주겠다"고 말해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타 국내 선수들의 분발을 요했다.
하지만 정작 1차전서는 이 둘에 대한 높은 의존도 덕분에(?) 승리했지만 2차전, 3차전은 이들이 부진하며 패배의 쓴 잔을 삼켰다. 2차전서 힐은 29득점을 올려 외형상 제 몫을 다해준듯 보이지만 로드와 비교해 보면 그 활약은 반감된다. 리바운드 개수에서 로드(18개)의 반이 채 안되는 8리바운드에 그친 것. 문태종도 1차전 대활약에 비해 11득점에 그치며 주포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문태종은 팔꿈치 부상을 안고 나온 투혼에도 불구, 자신의 장기인 외곽포를 터뜨리지 못하며 14득점에 그쳤다.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4쿼터서도 단 2득점에 머물며 팀의 완패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는 힐이였다. 힐은 매치업 상대인 로드를 전혀 막지 못했다.
이날 로드는 골밑을 장악하며 37득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비단 기록에서만 보이는 활약이 다가 아니다. 로드는 이날 양팀에서 나온 6개의 덩크슛 중 혼자 5개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오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다. 힐의 수비가 얼마나 헐거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 감독은 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타 국내 선수들의 활약을 바랐지만 정작 경기서는 둘의 활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있다. 강혁을 제외하고는 타 국내선수들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태종과 힐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함께 두 선수의 활약이 승리의 지름길인 셈이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궁지에 몰려있는 전자랜드다. 이제 4차전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유 감독이 이끄는 전자랜드가 문태종-힐의 해법을 찾아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