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은 작아도 당신들은 배우입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3.13 09: 11

작은 역할이지만 맛깔스럽게 소화하는 명품 조연들이 안방극장을 울렸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는 평생 조연만 할 수밖에 없었던 전원주, 이수나, 이숙, 조춘, 정동남, 김학철이 출연했다. 작품 속에서 빛나는 주연을 해보고 싶었지만 제작진은 이들에게 늘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스쳐지나가는 단역 혹은 악역만 맡겼다.
이들이라고 비단옷을 입고 주인집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겠느냐마는 제작진과 대중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수십 년의 가슴앓이 끝에 명품 조연이라는 이름으로 빛을 보게 된 이들의 사연은 시청자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30년 넘게 가정부 역할만 했다는 전원주는 “어머니가 딸이 자꾸 가정부 역할만 하니까 한이 되셨다”면서 “그나마 내가 이름을 조금 알린 후에는 당뇨로 인해 앞을 못 보셔서 나를 보지 못하셨다”고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김학철은 “‘대조영’ 당시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촬영 일정이 있어서 바로 빈소에 못 갔다”면서 “연출자 배려로 다행히 한꺼번에 몰아서 찍은 후 어머니 빈소에 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배우의 숙명은 시청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모친께서 돌아가셔서 배역이 쉽니다’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촬영이 끝나고 나서 혼자서 펑펑 울었다”고 고백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오늘 방송 보면서 가슴이 찡했다”, “드라마가 제작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다”, “꼭 주연 아니더라도 빛이 난다”며 응원의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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