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아졌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권혁(29)에게 전훈 캠프 성과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짧지만 명쾌했다. 최근 몇년간 부상 탓에 페이스가 느린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12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권혁은 "체중이 7kg 빠졌다.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자연스레 빠졌다". 그가 어느 만큼 열심히 땀을 흘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권혁은 전훈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 3차례 등판,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0.00으로 완벽투를 과시했다.

그러나 권혁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자신을 낮춘 뒤 "지금까진 괜찮다"고 내심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훈련 스케줄을 하나 하나 의식하며 소화 중이다. 투구에서도 1구 1구 혼을 담아 던진다. 지금껏 봤던 모습 가운데 가장 좋다. 이상하다 싶을 만큼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 코치는 권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권혁은 "스스로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그런게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권혁은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와 아시아 시리즈에서 부진한 모습을 드러내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하지만 권혁은 "잘 하면 그런 말이 안 나온다.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가 하는 만큼 어떤 평가가 나올지 달라진다. 잘 하면 좋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어떤 말이든 감수해야 한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분위기는 좋다. 권혁은 "최근 몇년간 이렇게 좋은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스로에게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작년에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하나도 못한 학생의 상황'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지금은 다르다. 시즌이 빨리 오길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앞으로 움추렸던 부분을 펴고 마운드 위에서 내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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