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5연승' 아스날 '대포', 3위 토튼햄 정조준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3.13 11: 04

[OSEN=김희선 인턴기자] "토튼햄, 뒤통수 조심해".
'St. Totteringham's Day'라는 말이 있다. 리그에서 북런던 라이벌인 토튼햄이 아스날의 순위를 넘을 수 없음이 확정되는 날을 일컫는 말이다. 올 시즌만큼은 이날이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토튼햄 팬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스날의 '대포'가 토튼햄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 적어도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토튼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서 안정적인 3위를 달리고 있었다. 25라운드 후 13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16승 5무 4패, 승점 53점을 기록하며 4위 아스날(13승 4무 8패, 승점 43점)에 승점 10점 차로 앞서 있었기 때문.

여기에 아스날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 상태였다. 명가의 몰락이라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아르센 웽거 감독은 성적부진과 선수교체 문제로 끊임없는 질타에 시달렸다. 사실상 4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지 않겠냐는 시선이 대부분일 정도였다.
아스날이 UEFA챔피언스리그 산 시로 원정에서 0-4 대패를 당하고 FA컵에서 선덜랜드에 0-2로 덜미를 잡히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때까지만 해도 아스날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비관적이었다. 웽거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토튼햄이 아스날보다 높은 순위로 리그를 마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블랙번-선덜랜드전 2연승 이후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아스날을 되살린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로 토튼햄이었다. 안정적인 3위의 자리에서 라이벌의 침체를 여유롭게 바라보던 토튼햄은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전반에 먼저 2골을 넣고도 5-2로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더비 라이벌에 승점 3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포병부대'에 포탄을 건네준 셈이었다.
토튼햄전의 놀라운 승리는 아스날이 부진을 탈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후 아스날은 만만치 않은 강적 리버풀과 뉴캐슬을 연속으로 잡으며 리그 5연승을 이어갔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산 시로에서 대패했던 AC밀란을 홈으로 불러들여 3-0으로 완파하며 상처난 자존심을 회복한 아스날은 이제 본격적으로 3위 토튼햄을 정조준하고 있다.
25라운드 이후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여전히 승점 53점을 마크하고 있는 토튼햄은 아스날(승점 52점)에 1점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연승에 한껏 고무된 아스날은 시오 월콧, 토마스 베르마엘렌, 로랑 코시엘니 등의 주축 선수들이 "토튼햄을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웽거 감독까지 공공연히 '3위 탈환'을 새로운 목표로 재정립하며 토튼햄을 압박하고 있다.
그 어느 더비보다 치열하기로 이름 높은 '북런던 더비'의 라이벌 토튼햄과 아스날. 과연 어디가 올 시즌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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