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이 형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일단 형이 올때까지 내 몫을 충실히 하겠다”.
지난 시즌 후 SK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FA 이적한 좌완 이승호(31)가 이적 후 첫 실전 등판을 자평했다.
이승호는 14일 사직구장서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서 0-2로 뒤진 6회초 송승준의 바통을 이어받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 1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1개)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 이적 후 이승호의 연습 경기 포함 실전 등판은 이날이 처음이다.

6회 선두타자 김동주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이승호는 최준석을 3루 땅볼로 잡아낸 뒤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뒤를 이은 최주환이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1,2루 실점 위기를 맞은 이승호는 용덕한을 상대로 던진 초구 직구(132km)가 백네트 쪽으로 빠지며 주자를 한 루 씩 진루시키고 말았다.
그러나 이승호는 용덕한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스탠딩 삼진을 뽑아내며 실점 없이 6회를 마쳤다. 이승호는 7회초 시작과 함께 우완 박동욱에게 바통을 넘겼다. 최고 구속은 135km 정도였다.
경기 후 이승호는 “이적 후 첫 등판이었으나 큰 의미 부여하지 않으려 했다. 편하게 던지려고 했고 긴장해 첫 타자 상대 당시에는 제구가 안 좋았는데 조금씩 좋아졌다”라고 투구 내용을 이야기했다.
뒤이어 그는 “몸 상태는 80% 정도고 구속도 아직은 많이 안 나왔다. 시범경기를 포함해 개막전까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 컨트롤에 주력하겠다. 몸 상태가 올라온다면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SK 벌떼 투수진의 한 축으로서 활약하던 이승호는 ‘여왕벌’ 정대현과 함께 이적하며 새 시즌을 기다리는 중. 그러나 정대현은 전지훈련 도중 무릎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고 시즌 중반에야 합류가 가능하다. 그만큼 선배에 대한 이승호의 마음은 안타깝고도 비장했다.
“대현이 형과 함께 등판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일단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운드에서 내 몫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팀에서 원하는 보직을 충실히 소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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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이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