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균재 인턴기자] 홍명보 감독이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카타르와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서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낸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은 경기 내내 카타르를 압도하며 득점 기회를 수 차례 맞았지만 결국 상대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적절하지 못한 크로스와 마지막 패스의 부정확성, 무엇보다 20개의 슈팅 중 한 골을 넣지 못할 정도로 빈약했던 골 결정력은 홍명보호의 최대 숙제로 남았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비록 골을 넣지 못했지만 20개의 슈팅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는 더없이 좋았던 것. 더욱이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이날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홍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플레이 자체는 괜찮았다. 포워드들의 움직임에 맞춰주는 적절한 패스 타이밍이 좋았고, 패스를 주고받는 과정들도 훈련에서 했던 것 이상으로 잘 했다"며 선수들이 보여준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홍 감독은 카타르전을 앞두고 그동안 올림픽대표팀과 인연이 거의 없었던 박용지 윤일록 심동운 조영훈 김영욱 문상윤 황석호 등과 붙박이 주전이라고 할 수 없던 김동섭 정우영 윤빛가람 정동호 김기희 장현수 등을 22명의 엔트리에 포함시켜 새로운 선수들의 경쟁력을 실험하고자 했다.
이들 22명은 하루밖에 훈련을 하지 못하며 손발을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지만 이날 보여준 과정은 기대 이상의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드필더로 나선 정우영 윤일록 문상윤 윤빛가람은 쉴 새 없이 위치를 바꿔가며 카타르 수비진을 교란해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장면도 무수히 만들어냈다.
정동호 김기희 장현수는 수비에서 안정을 기했고 후반 교체 투입된 공격수 심동운도 조커로서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홍 감독으로서는 이들의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론 18인 엔트리 선발 생각에 머리속이 복잡한 것도 사실이다.
홍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서 "앞으로 일본과 K리그, 유럽에 있는 선수를 총망라해서 체크할 것이다"며 "본선이 가까워졌을 때 선수들 컨디션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후보군을 최대로 넓혀놓고 (본선에 나갈 선수들을)조금씩 좁혀갈 수밖에 없다"고 말해 모든 선수들에게 본선행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카타르전을 끝으로 올림픽 대표팀의 최종예선 일정은 모두 끝났다. 남은 것은 본선에 나갈 18인 엔트리를 확정하고 담금질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런던 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날 활약을 보인 선수들과 기존의 J리거, 유럽파 중 본선에 나갈 18인을 정해야 하는 것이다.
냉정하게 따져 봤을 때 18인의 엔트리 중 골키퍼와 와일드카드를 제외하면 23세 이하 필드 플레이어는 현실적으로 13~14명만 런던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이마저도 홍명보호 전력의 핵심인 J리거와 해외파를 포함한 수치다.
이제 칼자루는 홍 감독이 쥐고 있다. 올림픽 축구 역사상 첫 메달을 꿈꾸는 홍명보호의 선장 홍 감독이 어떤 카드를 손에 쥐고 런던행 비행기에 오를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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