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태수·함누리, 전자랜드 승리 부른 '높이' 주축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15 06: 52

전자랜드의 해답은 높이에 있었다.
전자랜드가 지난 14일 인천서 벌어진 KT와 6강 플레이오프 시리즈 4차전에서 장신 라인업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시리즈 1차전을 잡고도 2, 3차전을 내줘 궁지에 몰렸지만 결국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갔다.
4차전에 나서기 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3차전 37득점으로 전자랜드의 인사이드를 초토화시킨 KT 센터 찰스 로드의 수비와 관련해 “로드에 대비해 주태수를 활용하려고 한다. 주태수가 몸싸움도 해주고 하면 잘 될 것 같다. 주태수가 들어가는 포메이션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고 했고 실제로 3차전에선 겨우 8분 여만 뛰었던 주태수가 주전 파워포워드로 코트를 밟았다.

경기 시작부터 주태수 효과가 발휘되며 전자랜드가 멀리 달아났다. 주태수는 수비에서 로드에게 좀처럼 골밑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공격에선 미스매치를 적극 활용하여 포스트업을 펼쳤다. 주태수의 활약에 힘입어 전자랜드는 초장부터 분위기를 주도하며 1쿼터부터 4쿼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인사이드에서 주태수가 활약했다면 아웃사이드에는 함누리가 있었다. 195cm의 장신 신인 포워드 함누리는 조성민을 전담 마크했다. 본래 자신의 자리가 아닌 슈팅가드에서 뛰었지만 민첩성을 살려 조성민을 2득점으로 차단했다. 또한 주태수처럼 인사이드에서 신장을 살린 포스트업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포인트가드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의 신장이 195cm 이상으로 이뤄진 장신 라인업은 100% 적중했다. 
유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이전부터 주태수와 함누리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었다. 군 전역 후 돌아온 주태수에겐 부지런히 점프슛을 연습시켜 활동 영역을 넓히도록 유도했다. 함누리 역시 돋보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팀이 승리하는 데 꼭 필요한 선수’라고 칭했다. 오세근 최진수 김선형 신인 3인방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언제나 2, 3년 후 대형포워드로 성장할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경기 후 유 감독은 “주태수가 잘 하면서 힐의 체력을 아껴주고 공격 옵션을 하나라도 더 늘려줬다. 주태수는 원래 능력이 있는 선수다. 주태수는 외국인 선수를 몸으로 막아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선수다. 공격에서는 본인보다 신장이 작은 선수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할 수 있다”며 “함누리에게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조성민을 막는 역할을 바라고 있다. 잘하고 있다. 5차전에서도 이 둘을 기용하는 장신 라인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태수는 “만일 5차전에서도 내가 4차전처럼 포스트에서 득점하면 내게 더블팀이 올 거다. 하지만 우리 팀에서 나는 조연이다. 나는 그냥 흙투성이다. (신)기성이 형이나 (문)태종이 형, (강)혁이 형 등 우리 팀에는 슛 좋은 선배들이 많다. 패스에 집중하면서 혁이 형과 2대2도 많이 하고 미스매치가 나면 내 공격을 하겠다”고 오는 16일 부산서 벌어지는 마지막 5차전에 대한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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