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득점'과 '우승반지 5개', 추승균의 농구인생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3.15 13: 55

[OSEN=김희선 인턴기자] 거목은 쓰러지면서도 그루터기를 남긴다고 했다. 추승균(38, KCC 이지스)이라는 거목 역시 오랜 농구인생을 마감하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한 기록으로 자신의 족적을 남겼다.
전주 KCC이지스는 지난 13일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추승균이 구단과 상의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즌 초부터 은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의 의지가 확고해진 것 같다. 플레이오프서 탈락하면서 은퇴를 공식화 했다"고 밝힌 KCC는 15일 서울 서초동 본사 사옥에서 추승균의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로 한국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렸던 추승균의 발자취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개인통산 1만득점'과 '5개의 우승반지'다.

지난 달 26일 서울 SK와 경기서 추승균은 프로 데뷔 이후 15시즌(736경기)만에 개인통산 1만득점을 쏘아올렸다. 역대 통산 1만득점을 기록했던 선수는 서장훈(LG세이커스)가 유일하다. 그래서 추승균의 1만득점은 더욱 의미가 깊다.
득점력 좋기로 유명했던 서장훈과 달리 추승균은 이상민, 조성원, 맥도웰, 그리고 하승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타플레이어의 뒤를 받쳐주는 존재였다. 스스로 조연의 자리에 머무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추승균이기에, 그가 세운 1만득점의 기록은 더욱 가치가 있다. 꾸준한 득점력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던 그의 농구인생 그 자체를 말해주는 특별한 족적이기 때문이다.
'5개의 우승반지'는 영광의 족적이자 추승균이 팀에 얼마나 공헌했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다. 1997-1998시즌부터 1998-1999시즌 2연패를 시작으로 2003-2004시즌, 2008-2009시즌, 그리고 2010-201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경험하며 남들은 한 개도 갖기 힘든 우승반지를 홀로 5개나 갖고 있다.
한 팀에서 꾸준히 뛰며 KCC의 우승을 이끌었던 추승균의 위업은  플레이오프 최다 106경기 출장, 최다 1394득점의 기록에서도 증명된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MVP에 선정된 것은 2008-2009시즌 단 한 차례뿐이었지만 추승균이 지닌 5개의 우승반지는 그의 '소리없이 강한' 농구인생을 증명한다.
농구라는 외길 인생을 걸어온 추승균은 "코트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농구인생을 관통하는 '성실함'으로, 추승균은 한국프로농구사에 '1만득점'과 '우승반지 5개'라는 족적을 남겼다. 그가 남긴 거대한 족적이 농구팬 사이에서 '소리없이 강한 남자'였던 추승균의 농구인생의 증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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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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