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K-POP 열풍, "두 배 이상 커진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3.16 07: 21

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 칠레의 산티아고. 코모도로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을 빠져나와 도심가로 향하는 도로에는 기아, 현대, LG, 삼성 등 국내 기업 광고판이 즐비하다.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3~4대 중 한 대는 한국 차. 이미 한국의 브랜드 파워가 상당한 이 곳에서 K-POP이 아주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칠레에서 만난 K-POP 팬들, 공연 프로모터, 언론인들 모두 올해가 남미에 K-POP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입을 모은 것이다.
# 올해 두 배 이상 커진다

칠레에서 만난 팬들에 따르면 현재 칠레 내 K-POP 팬들은 고등학교 30명 정원인 한 반에 2~3명꼴로 분포돼있다. 아직 마니아층에 그치지만, 이 열성적인 팬들의 움직임 덕분에 일반 대중도 K-POP 음악을 듣기 시작한 상태다.
최근 JYJ의 칠레 공연을 취재한 CNN 칠레의 스테브로즈 마티오즈(Stavros mosjos) 등 현지 기자단은 “K-POP이 팬층에 머물러 있다 이제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 지금이 K-POP이 일반 대중에 확산되기에 아주 좋은 시기”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공연 전문가는 현재 2~3만명 규모의 K-POP 시장이 올해 안으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JYJ 공연의 프로모터인 Noix의 CEO 곤살로 가르시아(Gonzalo Garcia)는 “한국 가수들이 1년 안에 인기가 두 배 이상 높아질 것이다. K-POP이 확실히 관심을 많이 끌고 있다"고 말했다.
# K-POP, 자수성가 스토리에 ‘자극’
일각에서는 이같은 인기가 일시적인 K-POP 붐이 아니겠냐는 시선도 있지만, 알고보면 칠레의 한류는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9일 JYJ의 공연을 찾은 대다수의 팬들이 5~6년 전부터 JYJ를 응원해왔다고 말했다. K-POP 붐이 일기 훨씬 전이다.
한국 이름을 한보아라고 지은, 크리스티나 호르께라(Cristina Jorquera, 25)는 일본 만화 때문에 한국 가수를 알게 됐다고 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그는 이후 OSE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일본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을 가졌고, 그러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보아와 동방신기를 좋아하게 됐다. 이들이 모두 한국 가수인 것을 알게 됐고, 이후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팬들이 JYJ의 공연을 5년 이상 기다렸다고 답변했다. 일시적인 붐은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K-POP 가수들은 칠레 청소년들에게 가치관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향후 더 큰 영향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 가수들의 ‘자수성가’ 스토리가 한국 가수에 대한 호감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 또 다른 팬 니꼴 에스꼬바르(Nicole escobar, 27)는 “남미는 사회양극화가 심해서, 젊은이들이 성공을 꿈꾸는 사례가 적은 편인데, 한국 가수들이 어려운 연습생 시절을 이겨내고 가수로 성공하는 것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 많은 팬들이 그들의 역경 극복 스토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 K-POP 정보 얻기 어려워
이들은 다른 한국 가수 팬들과 연합해 정보를 얻고,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니꼴 에스꼬바르는 “해외 팬클럽들은 서로 운명공동체”라면서 “내 친구는 애프터 스쿨의 팬이지만 그 친구가 있는 팬클럽에는 한국어나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친구가 없다. 그래서 슈퍼주니어의 팬 중에 영어를 잘하는 친구에게 번역을 요청하기도하고 여러 팬클럽이 같이 모여 정보 교환을 한며 친목을 다진다. 또 팬의 수가 적으면 우리를 보러 와주지 않을테니까, 팬들끼리 뭉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쉬운 점이 아주 많은 상황이다. 팬들은 칠레 내 K-POP의 인기가 더 높아지려면 정보의 공유가 더 활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크리스티나 호르께라는 “우리가 원하는 월드와이드는 해외 작곡가의 노래와 유행 타는 음악이 아니다. 음악은 한국적이되, 이에 접속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한 경로가 필요하다. 정작 스페인어로 볼 수 있는 공식 홈페이지 하나 없지 않나”라고 아쉬워했다.
니꼴 에스꼬바르도 “K-POP은 한국어와 영어로 된 정보 뿐이라 아쉽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재칠레 한글학교에 갔었는데, 뽑는 정원도 적고 토요일에만 수업을 해 배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정품 CD 발매-잦은 투어 이뤄져야
앨범 라이센스 발매가 되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칠레 기자단은 “팬들은 정품 씨디가 수입되지 않아 인터넷으로 구입한다. 원래 25불, 30불인데 인터넷에서 사기 때문에 300불에서 400불을 지불한다. 정식 씨디가 유통된다면 더욱 빨리 퍼질 것이고 지금보다 더 유명해 질것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가수들의 ‘스킨십’ 의지다. 다행히 슈퍼주니어, 비스트 등 많은 인기그룹들이 남미 공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기자단은 “JYJ 외에도 빅뱅, 슈퍼주니어, 샤이니, 2NE1 등의 인기가 좋다. 최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한국 스타는 물론 한국어, 한국 음식 등 한국의 팬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곤살로 가르시아는 “칠레 미디어와 가진 JYJ의 기자회견에 주요 매체가 많이 참석했다. 보도도 많이 돼서 한국이 더 훨씬 빨리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JYJ가 공연을 가져준 것에 팬들이 매우 감사해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미팅, 공연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했다.
rinny@osen.co.kr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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