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선발 2인’, 두산의 패키지 시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3.16 09: 49

“홍상삼이 계투로 나섰는데도 잘 던져주면서 가능성을 높였다”.
연습경기 두 차례 동안 선발요원으로 내정한 두 명이 잇달아 마운드에 올랐다. 시범경기 개막전도 투수진이 그렇게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연습경기서 ‘선발 패키지 투입’을 통해 컨디션 체크와 동시에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원정 시범경기 개막에 앞서 14,15일 연습경기를 가진 두산은 14일 4-0으로 승리했으나 15일 경기서는 3-4로 역전패했다. 이 과정에서 투수진은 14일 다소 불안감을 비췄던 마무리 스콧 프록터와 15일 제구난을 보여준 우완 김강률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선발 보직이 확정된 투수와 5선발을 놓고 경합 중인 선수들이 경기 초중반 잇달아 마운드에 올라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은 팬들이 주목할 만한 거리다. 14일 두산은 선발 이용찬(23)에게 5이닝을 맡긴 뒤 좌완 정대현(21)에게 2이닝을 소화하게 했다. 3선발 보직이 거의 확정적인 이용찬은 5이닝 4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정대현도 2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기는 했으나 집중타는 피해가며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15일 선발로 나선 김선우(35)는 1회 전준우에게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145km의 예리한 직구를 던지는 등 4⅓이닝 3피안타(탈삼진 2개) 1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뒤를 이은 홍상삼(22)도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범퇴하는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17일 시범경기서는 선발로 더스틴 니퍼트(31)가 나서고 뒤를 이어 서동환(26)이 등판할 예정이다.
15일 경기 후 김 감독은 투수들의 경기 내용을 칭찬하며 “14일에는 용찬이와 대현이를 믿은 결과 영봉승으로 이어졌다. 김선우-홍상삼도 롯데 타선을 잘 막아내 흐뭇하게 경기를 지켜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김 감독은 홍상삼에 대해 “계투로 이닝 도중 등판했음에도 안정적인 경기를 보여줬다”라며 칭찬을 더했다.
현재 두산 선발진에서 니퍼트-김선우-이용찬까지는 순번이 사실상 정해졌다. 4선발이 유력한 임태훈(24)은 지난해 말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인해 한계 투구수를 지정해 놓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전지훈련 중 팔꿈치 통증 재발로 인해 수술 후 군입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조승수(22)가 이탈한 5선발 후보군은 서동환, 정대현, 홍상삼, 김승회(31) 등이 경합 중이다. 따라서 지난 연습경기 두 차례와 시범경기 개막전은 확정적인 선발 투수와 5선발 후보군을 한 경기서 2명 등판시키는 김 감독의 ‘선발 패키지 등판’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일정이 한정적인 프리시즌 경기서 최대한 많은 가능성을 보기 위한 김 감독의 복안이다. 사실상 풀타임 선발이 확정적인 투수들의 몸 상태와 구위를 체크하고 선발 후보군도 챙기는 것은 1차 전략이다. 또한 5선발 보직을 얻지 못한 투수들은 1군에서 계투 추격조 등 릴리프 요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그만큼 5선발 후보군에게 많지 않은 이닝 수를 배당하며 선발로 활용되지 못할 경우까지 대비하는 2차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현재 후위 선발진이 경쟁 중이라는 점은 아직 확실한 무언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과 같다. ‘1경기 선발 2인 패키지’ 전략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 중인 김 감독이 개막 이전 ‘유레카’를 외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이용찬-정대현-김선우-홍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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