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해품달'이 드디어 떠났다. KBS와 MBC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계속된 지긋지긋한 MBC 수목극의 독주를 끊어낼 기회를 만났기 때문이다.
시청률 40%를 돌파한 국민드라마 MBC '해를 품은 달'이 지난 15일 종영했다. 초반부터 시청률 몰이에 성공했던 '해품달'은 30% 고지에 이어 40%까지 훌쩍 넘기며 저력을 이어갔다. 20회 대장정 동안 라이벌인 KBS와 SBS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다. '난폭한 로맨스'와 '부탁해요 캡틴'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맴돌며 절절 맸다. '해품달'이 끝나야만 비로소 끊어낼 수 있는 시청률 가뭄이었다.
'해품달'이 MBC 파업 여파 탓에 종방을 한주 연기하자 KBS와 SBS는 때 아닌 재탕 스페셜까지 편성해가며 반격의 칼날을 갈았다. 이게 무슨 변칙 편성이냐며 눈 흘기는 시청자들까지 애써 외면해가며 '해품달'이 종방하기만을 기다려온 그들이다. 결국 다음 주, 방송 3사의 새로운 수목극이 나란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KBS와 SBS의 역습은 과연 가능할까. '해품달'의 수혜를 입을 하지원-이승기 주연의 '더 킹 투 허츠'와 KBS 2TV '적도의 남자', SBS '옥탑방 왕세자'의 삼파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더 킹 투 허츠'는 '해품달' 바통을 이어받으며 상당한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안티 없는 배우 하지원과 이승기가 만났으니 일단 전망은 밝아 보인다.
그러나 엄태웅이 오랜만에 안방 복귀작으로 선택한 '적도의 남자'나 박유천 한지민 등 청춘 배우들을 대거 내세운 '옥탑방 왕세자' 역시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다. '적도의 남자'의 경우 선 굵은 스토리를 풀어내며 중장년층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옥탑방 왕세자'는 젊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기 쉽다.
지상파 3사, 새로운 수목극 전장터의 승패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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