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기영이 tvN ‘오페라스타 2012’ 우승을 차지한 후 “이제 수면제 없이 잠을 푹 자고 싶다”고 밝혔다.
박기영은 16일 오후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생방송된 ‘오페라스타’에서 손호영을 제치고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손호영은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를, 박기영은 베르디의 ‘리골레또’ 중 ‘그리운 이름이여’를 열창했다.
이날 한전아트센터에는 박기영의 부모와 시부모가 나란히 자리해 응원을 보냈다. 박기영은 “예쁘게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하고 절 위해 항상 기도해준 시어머니, 시아버지께 고맙다는 말씀 전한다”며 “부끄러움이 많은 남편은 집에서 TV로 제 모습을 보고 있을 것이다. 감사하다”며 기쁨을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태어나서 처음 1등을 해본다. 데뷔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없었고 공부하면서도 없었다. 1등을 해본 적이 없어서 1등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일단 감사하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기분은 좋다. 며칠 지나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아직 어안이 벙벙하다. 무엇보다 손호영이 잘 해주었다. 손호영 덕분에 순위에 대한 마음을 비우고 재미있게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사실 무대 뒤에서 손호영과 긴장을 풀려고 코믹한 춤을 추고 있었다.
초반부터 우승후보로 지목돼 왔다.
그렇다. 우승 후보로 지목됐을 때 부담감이 어마어마했다. 심사위원이자 멘토였던 소프라노 한경미 선생이 ‘경솔했다’며 미안해했다. 우승 후보라는 것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았고 또, 더 잘해야겠다는 강박증에 걸려서 4라운드가 됐을 때는 ‘오페라스타’를 끝까지 못하고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사실 이게 말이 안 되는 건데 출연자들 모두 미친듯이 해냈다. 우승 후보라는 말이 저에게 준 고통은 엄청난데 지금 우승한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
3라운드에서 했던 노래를 다시 선택한 이유가 뭔가.
‘아베마리아’, ‘밤의 여왕’ 등을 생각했는데 ‘밤의 여왕’ 같은 경우는 지난 주에 선보인 곡이어서 반칙을 하는 기분이었다. ‘리골레또’는 제 목소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밤의 여왕’ 같은 경우에는 미리 강한 소리를 내려고 몸을 불리는 과정이 필요한데 무척 힘들었다. 제 목소리에 가장 근접하고 손호영과 제가 둘 다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무대, 만족스러운 무대를 펼치고 싶었다. 준비한 만큼 어느 정도는 무대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오페라스타’가 끝났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밥 먹고 자고 싶다. ‘오페라스타’를 할 때는 눈을 감아도 계속 가사를 떠올려 수면 유도제를 처방 받아야 했다. 그래서 한 3일만 시체처럼 잤으면 좋겠다.(웃음) 이제는 다 끝났으니까 잘 수 있을 것 같다. 다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특히 멘토들(테너 조용갑, 소프라노 한경미)도 얼굴이 반쪽이 됐다. 한경미 멘토는 폐렴으로 입원 했었고 조용갑 멘토도 나왔던 배가 쑥 들어갔다.
실제로 오페라 출연 제의를 받았다던데.
맞다. 캐스팅 제의가 들어와서 검토하고 있다. ‘오페라스타’에 출연하면서 부담이 컸지만 오페라 무대에 서고 싶은 바람도 있다. 제가 완벽하게 성악가처럼 노래 하는 건 불가능하고 말이 안되는 거다. 제의를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좋은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해보고 싶다. 또 완벽하게 성악은 아닌데 클래식에 많이 기댄 뮤지컬 ‘아이다’, ‘오페라의 유령’ 같은 작품에 출연해 보고싶다. 오는 26일에 손호영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게 됐다. 꿈의 무대라고 여겨왔던 장소에서 공연을 한다니 기대가 무척 크다. ‘오페라스타’가 저에게 꿈 같은 기회를 주었다.
우승할 경우 내건 공약이 있다고 들었다.
제가 낸 공약이 아니라 강압에 의해서 적은 것이다. tvN 이덕재 국장이 저에게 우승하면 공약을 뭘로 하겠느냐고 물었고 우물쭈물하자 ‘북한산 좋다, 북한산 가서 아리아 한 번 부르자’고 했다. 저는 ‘그렇게 좋으면 국장님이 가세요’ 했는데 ‘내가 같이 가줄게’라고 해 공약이 됐다. 공약이니까 해야 할 것 같다.
‘오페라스타’ 시즌3를 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가수는.
가수 박완규가 원래 성악을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할 것 같지는 않다. 가수 신효범도 했으면 좋겠는데 저번에 ‘오페라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해서 출연하는 가수들한테 ‘너무 징그럽다’면서 갔다. 그래서 신효범도 안할 것 같다. 호란도 저 하는 거 보니까 자기도 하고 싶어졌다는 말을 했다. 개인적으로 어반 자카파의 권순일이 카운트테너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완규를 섭외하는 게 포인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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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