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인턴기자] 첫 단추는 이미 뀄다. 문제는 2차전이다.
지난 15일 열린 '신세계 이마트 2011-2012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KB스타즈가 1승을 선취했다. 홈에서 잘 싸우고도 마지막 순간 정선민에 위닝샷을 허용하며 아쉽게 패한 KDB생명으로서는 두고두고 후회가 남을 경기였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단기전 싸움에서 첫 승이 가지는 의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기선 제압은 물론, 플레이오프 제도 도입 이후 첫 승을 거둔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80.8%에 이른다. 단일리그가 시행된 이후에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100% 진출했을 정도.

하지만 1차전이 끝난 후 정선민은 "2차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방심하지 않고 긴장의 끈을 조여 청주에서 플레이오프를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1승을 선취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KB스타즈의 의지기도 했다.
가장 어려운 고비인 1차전은 잘 넘겼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KDB생명은 1차전 4쿼터에서 주축인 신정자와 조은주가 파울 트러블로 인해 벤치로 물러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KB스타즈는 신정자-조은주 없는 KDB생명과 막판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을 벌였다.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어렵게 푼 셈이다. 정선민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
더구나 1차전 패배로 상대적 열세에 몰린 KDB생명이 2차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피지컬과 패기의 팀인 KDB생명은 정선민의 설명대로 "경기가 잘 풀리는 날 정말 무서워지는 팀"이다.
초반에 리드를 잡아 자신감이 붙으면 막아낼 재간 없이 안팎으로 몰아치는 팀이 바로 KDB생명이다. 조은주의 포스트업과 신정자의 골밑 플레이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면 충분히 2차전 승리를 거머쥐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
KB스타즈는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KDB생명에 5승 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매 경기마다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결코 쉽게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2차전에서 KB스타즈가 패할 경우 어려운 승부를 벌이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시즌 남자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가 KT에 1차전을 이기고도 2, 3차전을 내리 패한 뒤 5차전까지 가는 데 성공했으나 결국 탈락한 게 좋은 예다.
2, 3차전은 KB스타즈의 홈인 청주에서 열린다. 정선민은 "플레이오프를 3경기로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상대가 만만하기 때문에 3경기로 끝내주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3경기로 끝내야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과연 KB스타즈가 1차전 승리의 기세를 타고 홈에서 연승을 거두며 KDB생명을 무너뜨릴 것인지, 아니면 KDB생명이 1차전 승리 징크스를 깨고 KB스타즈에 역습을 가할 수 있을 것인지 농구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강 플레이오프의 열쇠가 될 2차전이 더없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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