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삼성 라이온즈 타선은 공포 그 자체였다. 한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왕년에 어마어마했다.
8개 구단 가운데 타율(.284), 홈런(191), 득점(777) 부문 1위 등극 뿐만 아니라 이승엽(타율 3할2푼3리 47홈런 126타점), 마해영(타율 3할2푼3리 33홈런 116타점), 틸슨 브리또(타율 2할8푼3리 25홈런 90타점)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단연 으뜸이었다. 김한수, 양준혁, 진갑용 등 하위 타선의 위력 또한 대단했다.
당시 타율 3할1푼1리(486타수 151안타) 17홈런 76타점 69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사자 군단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탰던 김한수 타격 코치는 "그땐 타선이 강하다는 걸 느끼지 못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만한 타선이 없는 것 같다"고 회고했다.

삼성은 이승엽, 마해영, 브리또 등 중심 타선이 경기 초반에 대포를 가동하며 상대 마운드를 맹폭했다. 김 코치는 "1회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2~3점씩 먼저 얻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5,6번 타자였는데 1회 첫 타석에 들어섰었다"면서 "초반부터 득점 찬스도 많았다. 실점하더라도 홈런을 터트리며 곧바로 전세를 뒤집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김 코치는 "야구라는게 당시 투수력이 지금처럼 강했다면 보다 쉬운 경기를 펼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때 점수를 많이 내기도 했지만 마운드가 강하지 못해 8-7, 9-8 등 접전이 많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도 당시 타선에 버금가는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김 코치는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중심 타선의 무게감 또한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배영섭, 김상수, 조동찬, 신명철, 강명구 등 기동력까지 겸비해 짜임새가 더욱 좋아졌다는게 김 코치의 설명.
"전훈 과정을 되돌아 보면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소화했다. 지금껏 이렇게 훈련 성과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 훈련량도 많았고 계획했던 스케줄 모두 소화했다". 무엇보다 김 코치는 "선수들의 열의가 대단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아시아 무대까지 제패한 삼성이 화끈한 공격 야구까지 겸비하며 지난해의 영광을 누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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