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예투수 임찬규(20)가 선발투수로서 맞이하는 올 시즌에 앞서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지난 시즌 임찬규는 LG의 불펜 필승조에 자리하며 신인 투수들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신인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상대 타자와 승부에 임했고 시즌 중반까지 철벽 불펜으로 자리했다. 5월까지 피안타율 1할대,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선발 등판에서 고전하며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지만 충분히 자신의 잠재력을 알린 루키 시즌이었다.
올 시즌 임찬규의 보직은 선발투수다. 지난해 비록 체력 문제를 겪으며 고전했지만 시즌 후 부단히 체력보강에 임했다. 보직은 바뀌었지만 임찬규의 자세는 그대로였다. 여전히 밝고 쾌활하게 연습에 임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습에서 에이스 주키치와 캐치볼을 함께 한 후 “주키치의 커터는 정말 굉장하다. 이렇게 휘어져서 들어오면 우타자는 도저히 칠 수 없을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주키치에게 적극적으로 커터에 대해 질문하며 자기 발전을 궁리했다.

임찬규는 이제 겨우 스무살인 2년차 프로선수다. 임찬규의 동기들 대부분이 아직 프로 1군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반면 임찬규는 1년차부터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올 시즌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투수가 됐다. 경험이 적은 만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찬규는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알지만 부담은 없다. 원래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포수 사인과 상대 타자를 처리하는 것만 생각한다. 경기의 승패, 순위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않게 되더라.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이전에 생각했던 것은 까맣게 잊게 된다”.
임찬규는 17일 삼성을 상대로 한 첫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한다. 그동안 선발전환을 위해 체력보강과 함께 변화구로 서클체인지업을 연마했다. 체인지업은 고등학교 시절 주무기였지만 프로에선 수준이 맞지 않아 봉인했었다. 그러나 이번 전지훈련 도중 봉중근에게 특별 지도를 받으며 체인지업을 장착시켰다.
“아직 진정한 서클체인지업은 아니다. 선배님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그래도 체인지업 제구가 되기 때문에 실전에서 쓸 수는 있다. 일단 17일 삼성전에선 최다 5, 6이닝을 소화할 생각으로 던지려 한다”.
임찬규의 올 시즌 목표는 팀에서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로 자리 잡는 것이다. 작년에 환희만큼이나 아쉬운 순간이 많았다. 이제는 보다 성숙한 자세로 팀을 위해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아직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선발투수로 몇 승을 올린다고 내걸 수는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만 일찍 강판 되서 불펜 투수들을 무리시키는 선발투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 지난 해 불펜 투수를 해봐서 그런지 절대 조기강판 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팀에 해를 끼치지 않는 투수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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