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다. 11이닝 연속 무실점 무사사구 행진.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이 연습경기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2012년 대활약을 예고했다.
류현진은 지난 16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연습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일본에서 치러진 KIA-LG와 연습경기 포함 11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위력투. 어디까지나 연습경기지만, 류현진의 몸 상태가 가볍다는 건 분명한 호조다.
류현진은 "전력 피칭하지 않았는데 괜찮았다. 지금 몸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몸이 좋다 보니 제 공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왼쪽 등 견갑골 통증으로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부상으로 고생한 류현진이지만 지난 시즌 후반부터 무리하지 않고 치료와 회복 시간을 거치며 몸 상태가 회복됐다.

지난해 국제대회 없이 휴식에 올인할 수 있었던 것도 류현진의 몸 상태 회복에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그 부분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 매년 200이닝 가까이 던지고, 국제대회에서도 부담을 갖고 던졌다. 국제대회에서 던지는 건 이닝 이상의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본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한국야구대표팀 국제대회에 빠짐없이 발탁됐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과 매경기 에이스 중책을 떠안은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지난 겨울에는 국제대회가 없었고 류현진도 충분한 회복기간을 가졌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한 시즌 치르고 나면 휴식이 필요하다. 휴식없는 해를 겪으면 보통 선수가 아닌 이상 분명히 데미지를 입게 된다"며 "올해 현진이는 그런 부담 없이 순조롭게 잘 준비해가고 있다. 2010년을 떠올리면 된다"고 했다. 2010년은 류현진이 최고의 활약을 한 해다.
2010년 류현진은 2012년 전까지 유일하게 비시즌 국제대회를 치르지 않고 시즌을 준비했다. 몸 상태가 완벽했고 25경기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187개로 위력을 떨쳤다. 2006년보다 승수는 부족했지만 순도 면에서는 더욱 돋보였던 해였다. 바로 올해 류현진의 몸 상태가 2010년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체중에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다이어트를 통해 몸도 많이 가벼워진 모습이다. 그는 "정규시즌까지 100% 상태를 만들겠다"며 "예년과 비교할 때 제구가 잡힌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제구가 가장 좋았던 해도 바로 2010년. 9이닝당 볼넷이 2.1개에 불과했다. 제구가 좋다는 것은 서클체인지업이 잘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윤석민에게 빼앗긴것을 되찾고 싶지 않나'라는 질문에 류현진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부상없이 마운드에 나가 항상 승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역시 몸 상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련을 통해 어느 때보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우쳤다. 류현진의 2012년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최상의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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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