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김소연, 벌써 '신인상'감 많네..영화계 주목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3.17 07: 55

올 초 양적으로 눈에 띄는 배우들에는 남자배우들 보다는 여배우들이 많다. 여배우들에게 있어서는 기존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주는 '재발견의 해'가 되고 있다는 평.
특히 스크린에서 처음으로 활약하며 더욱 발전 가능성을 보이는 여배우들이 있는데, 수지와 김소연은 올해의 신인상감이라는 영화 관계자들의 평을 듣고 있다. 이들은 더욱이 '극과 극'의 케이스라 눈길을 끈다.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배수지'란 이름으로 첫 스크린 도전을 펼쳤다. 많은 '연기돌' 중 영화에서 활약하는 가수들은 많지 않은데, 수지는 특유의 여배우 아우라로 영화계에서 펼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주연 영화 '건축학개론'(이용주 감독)은 러닝타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차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실질적으로 극의 전개를 펼치는 현재의 한가인도 중요하지만, 남자 주인공의 진짜 첫사랑인 과거 서연의 모습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수지는 첫 스크린 도전임에도 자기 몫을 다해냈다고 할 수 있다.
극중 '제주도 학원 출신'이란 별명으로 시샘을 사는 음대생인 서연은 긴 생머리에 청순한 외모를 지녔지만, 가식이 없는 시크한 성격을 지녔다. 건축학개론 수업을 통해 우연히 승민(이제훈)과 정릉 한 동네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서연은 적극적으로 승민에게 다가가고, 함께 데이트인지 숙제인지 모를 과제를 해 나가면서 승민의 마음을 송두리채 빼앗아 버린다.
수지는 무엇보다도 비주얼로 극의 몰입을 높인다. 극중 누가봐도 첫 눈에 사랑에 빠질 법한 첫사랑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것이 중요한데 수지는 청순과 복고를 오가는 옷차림에 새하얀 피부, 찰랑찰랑이는 생머리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낸다.
외모에서 반전처럼 등장하는 털털한 말투와 톡톡 쏘는 듯한 화법은 드라마 KBS 2TV '드림하이' 때의 수지도 떠올리게 하지만 '드림하이'의 수지가 고등학생의 생기발랄함으로 귀여움에 가까웠다면, '건축학개론'의 수지는 극중 서연의 모습처럼 처음으로 곱게 눈화장을 하고 립스틱을 발라 본, 대학생의 풋풋하면서도 보다 성숙한 느낌을 그대로 풍긴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변한 만큼, 연기를 하는 섬세한 눈빛이나 자연스러운 표정이 한결 성숙한 느낌이다.
그런가하면 김소연은 영화 '가비'(장윤현 감독, 15일 개봉)를 통해 15년만에 스크린에 도전했다. 영화 '체인지' 이후 영화 주연 출연은 처음이기에 사실 영화 분야에서는 신인과 다름없다. 영화 공개 후 '신인상' 감이다라는 평이 베테랑 김소연에게는 이색적을 터.
그간 많은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던 김소연은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휘말린 적 없는 배우. 하지만 이런 여배우에게도 이번 '가비'는 캐릭터 소화가 너무 힘들어 펑펑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가비'는 명성황후 시해 이후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 당시를 배경으로 고종 황제(박희순)와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따냐(김소연), 그리고 그녀를 목숨보다 사랑한 이중스파이 일리치(주진모)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극중 따냐는 러시아 벌판에서는 사기를 치고 다니는 은여우였지만, 공사관에서는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해서도 안되고 얼굴 표정을 읽혀서도 안 됐다. 하지만 관객들은 따냐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커피를 탈 때는 일리치(주진모)가 보여야 했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따냐는 역사와 개인의 씨실과 날실 속, 묵직한 삼각 로맨스의 주인공이 된다. 무지개 색깔의 따냐는 김소연에게 고민 그 자체였다.
하지만 본인의 '엄살(?)'과는 다르게 영화는 김소연의 안정된 연기가 버팀목을 하고 있다. '가비'는 철저히 여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만큼, 김소연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주진모, 박희순과 조화를 이루며 연기 면에서는 손색없는 열연을 펼쳤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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