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병역법상으로 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향후 10년간 군복무 연기가 가능해짐에 따라 지난해 그가 아스날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가 다시 한 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박주영이 지난해 8월 AS모나코(프랑스)를 떠나 잉글랜드 아스날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에는 군 복무 해결 여부가 조건으로 포함돼 있었다. 향후 2~3년 안에 입대를 위해 한국으로 다시 떠나야 하는 몸이다 보니 그를 원하는 구단으로선 당연한 조건이었다.
박주영은 당시 프랑스의 SC릴로 이적이 유력했다. 이적료는 일단 약 300만 파운드선이었지만 병역 문제 해결 시 200만 파운드 상당의 금액을 더 얹어 준다는 것이었다. 박주영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그리고 이 조건으로 SC릴로 이적이 거의 성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막판 아스날이 박주영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이적에 합의했다. 영국의 축구전문매체 토크스포츠가 당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스날은 SC릴이 제안한 500만 파운드(약 88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1000만 파운드(약 177억 원)를 제시했다고 한다.
100만~200만 파운드도 아니고 1배를 더 주겠다는 데다 러브콜을 보내온 구단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아스날이라는 점에서 SC릴과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음에도 박주영 측으로선 아스날로 말머리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시 토크스포츠는 아스날이 1000만 파운드 이적료에 병역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달았다고 전했다. 이 중 어느 정도의 금액이 병역 문제 해결에 걸려 있었는지는 당사자만이 알겠지만 SC릴이 제안한 500만 파운드와 비교했을 때 병역 연기 서류 하나에 약 500만 파운드의 차익이 걸려 있었던 셈이었다.
만의 하나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이 돈을 날려 버릴 수 있는 위험 부담이 있었겠지만, 이미 박주영은 지난해 8월 29일부로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이주 사유 국외여행허가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위험 부담은 애초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아스날과 이적 계약을 체결할 당시 박주영이 이미 병역 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스날이 알고 약 1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어찌 됐든 군 복무를 향후 10년 간 연기할 수 있는 ‘국외 이주 사유 국외여행허가원’을 손에 쥐고 있었던 박주영 측은 이 서류 한 장으로 지속적으로 현역 생활이 가능해져 적어도 수십 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더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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