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지난 해 '7광구'를 비롯한 대작들이 흥행에 부진했던 반면, '써니', '도가니', '완득이' 같은 중저가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돈을 적게 쓴 영화들이 저렇게 성공하는데, 굳이 왜 돈을 써야 하냐"라며 영화의 질을 위해 적절히 돈을 써야 할 영화에 무작정 투자를 줄이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올해 개봉하는 대작들은 더욱 눈치를 봐야 할 상황에 놓인 듯 하다. 벌써 손익분기점(BP)을 넘은 제작비 중저가의 영화들이 무려 다섯 편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댄싱퀸'은 개봉 10일만에 손익분기점인 180만여명을 넘고 400만명을 돌파했고, '부러진 화살'은 15억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300만 관객을 넘게 동원하며 16배가 넘는 돈을 벌었다. 올해 단연 저예산으로 초대박을 친 화제작이다.
이어 비수기의 흥행은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가 열었다. 지난달 2일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은 개봉 10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22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1위 흥행 바통을 이은 두 편의 영화 모두 가뿐히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지난 달 29일 개봉한 '러브픽션'은 개봉 7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120만의 고지를 점령했고, '화차' 역시 개봉 8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본전을 뽑았다. 22일 개봉을 앞둔 '건축학개론' 역시 평이 좋아 흥행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작은 영화들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큰 제작비가 보다는 영화의 내용, 콘텐츠를 통한 입소문으로 흥행에 탄력을 받은 이런 영화들이 비수기에 성공을 거둠으로써 성수기라 불리는 여름 대작들이 더욱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 해와 달리 대작으로서 당당하게 체면치레를 해야하기 위해서는 더욱 질 좋은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는 막중한 책임 역시 있다.
그렇다면 올해 선보이는 블록버스터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있다.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5인의 도둑들이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영화로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으로 불린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등 이보다 화려할 수 없는 캐스팅을 자랑한다.
재난 블록버스터인 '타워'와 '연가시',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촬영한 '비상: 태양 가까이' 등도 여름 개봉 예정이다. 모두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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