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아홉수에 제대로 걸렸다. 부산 아이파크와 승부서 다시 한 번 승리를 놓치며 400승 달성에 실패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17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 경기서 2골을 먼저 넣었지만 끝까지 지키지 못해 2-2로 비겼다.
이로써 포항은 시즌 2무 1패를 기록, 무승 탈출에 실패했다. 통산 399승의 포항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부터 눈 앞에 두고 있던 400승 고지 점령을 다시 미루게 됐다. 아홉수에 제대로 걸렸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부산도 시즌 2무 1패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승리에 목마른 포항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 전 황선홍 감독은 "아홉수를 빨리 털어버리고 싶다. 오늘 경기를 놓치면 리그 운영에 있어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며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다.
황선홍 감독의 의지는 경기에 그대로 드러났다. 부산이 수비 시 파이브백을 형성해 포항의 공세를 막으려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아사모아를 이용해 측면을 공략, 문전으로 침투해 가는 노병준과 지쿠에게 연결해 지속적으로 골을 노린 것.
포항의 이런 모습에 선제골도 빠른 시간에 나왔다. 전반 9분 지쿠가 골을 터트린 것. 아크 정면에서 신형민이 날린 강력한 슈팅을 골키퍼 이범영이 잡지 못하고 놓치자, 2선에서 침투한 지쿠가 잡아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킥을 성공시켰다. 부산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선제골을 넣은 포항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전반 13분에는 노병준이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침투, 골키퍼까지 제친 후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반대쪽 골포스트를 맞고 흘러나왔다. 포항의 기세에 눌린 부산은 공격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전반 31분 방승환을 빼고 한지호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포항은 부산의 변화를 개의치 않고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전반 37분 지쿠가 다시 한 골을 넣은 것. 김한윤이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는 것을 낚아 챈 지쿠가 페널티 지점에서 왼발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지쿠는 슈팅 직전 페이크 모션으로 이범영을 완벽히 속인 뒤 칩샷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포항의 흐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반 40분 아사모아가 부상으로 박성호로 교체된 것. 부산은 포항이 선수 교체로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41분 골을 넣으며 추격에 나선 것. 부산은 박종우의 프리킥을 문전에 있던 김한윤이 헤딩으로 연결, 포항의 골망을 갈랐다. 두 번째 골을 내줄 때 실수를 했던 김한윤으로서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골이었다.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가져온 부산은 후반 들어 선수 교체로 변화를 주었다. 하프타임에 임상협 대신 이종원을 투입해 공격에서 변화를 주어 동점골을 노렸다. 효과는 탁월했다. 공격에서 큰 변화를 주지는 못했지만 세트피스서 제 몫을 해준 것. 이종원은 후반 24분 박종우의 코너킥을 가까운 포스트서 방향만 바꿔놓아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양 팀은 승리를 위해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후반 24분 황진성 대신 고무열, 후반 32분 노병준 대신 김진용을 투입하며 공격에서 활기를 되찾으려 했다. 이에 부산은 한방으로 승부를 뒤집기 위해 후반 36분 박종우 대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출신의 모따(호세모따)를 투입했다.
하지만 양 팀은 공격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결정적인 찬스는 있었다. 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포항이 부산의 골망을 가른 것. 하지만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박성호의 헤딩이 골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지쿠에 맞아 오프사이드 선언이 된 것. 포항으로서는 땅을 치고 후회하고 부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양 팀은 더 이상의 골을 기록하지 못한 채 2-2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한편 전북은 전남과 홈 경기서 1-1로 비기며 25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이동국은 165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 역대 통산 개인 공격포인트 순위 단독 2위로 올랐다. 수원은 홈에서 강원을 3-0으로 대파했고, 상주는 경남 원정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 17일 전적
포항 2 (2-1 0-1) 2 부산
전북 1 (1-1 0-0) 1 전남
수원 3 (1-0 2-0) 0 강원
경남 2 (1-1 1-2) 3 상주
▲ 포항스틸야드 득점
전9 전37 지쿠(이상 포항) 전41 김한윤 후24 이종원(이상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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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곽영래 인턴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