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뼈 부상에도 마스크를 벗은 임유환의 투혼이 빛났다.
전북 현대는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이동국이 선제골을 터트린 뒤 1-1로 비겼다.
이로써 전북은 지난 시즌부터 K리그 25경기 연속 무패(16승9무)행진을 이어갔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선제골을 넣은 후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시즌 초반 흐름은 지난해만 못하다. 올 시즌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로 영전한 뒤 이흥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악재가 겹치고 있다. 개막전 성남전에서 화끈한 득점포를 선보이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이어진 경기서 흔들리고 말았다.
광저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서 1-5로 완패했다. 패배뿐만 아니라 부상자가 늘어났다. 조성환은 꼬리뼈가 골절됐고 임유환은 코뼈가 부러졌다. 또 심우연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중앙 수비수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 임유환(29)은 골절에도 불구, 활약을 펼쳤다. 어린 시절 '차세대 홍명보'라는 별명을 가졌던 임유환 묵묵히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부상이 많았던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드러내지 못한 선수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그는 전남과 경기서 자신의 책임을 모두 해냈다. 광저우전에서 코뼈가 골절된 그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나섰다. 연습 때 마스크를 쓰고 뛰었지만 불편해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스크를 벗고 뛰었다.
수비진이 전북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현재 상황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임유환의 투혼은 25연속 무패행진이라는 결과보다 중요했다.
전남전 후 빠져 나가던 그는 미소를 짓지 않았다. 팀이 승리할 수 있던 기회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오는 19일 서울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인데 팀 걱정이 앞섰다. 다음주에 ACL 가시와 원정과 서울전 등 줄줄이 강팀들과 대결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투혼으로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기 때문에 임유환이 빠지게 된 상황에 대해 이흥실 감독대행도 아쉬움이 남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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